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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추신수의 '백의종군'을 지켜본 오승환. 그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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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오승환과 삼성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삼성도 나이를 떠나 오승환을 여전히 필수 전력으로 분류하고 있다. 오승환 역시 현역으로 더 뛰기를 원한다. 물론 삼성을 떠날 마음이 없다.
오승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 시즌 부진을 이유로 연봉 백지위임을 선언했다.
그런 오승환에게 삼성은 보장 금액 14억원에 신 연봉제에 따른 옵션을 챙겨줬다. 섭섭치 않은 대우. 2020 시즌을 앞두고 복귀한 이후 줄곧 10억원 중후반대 연봉으로 최고 마무리 자존심을 세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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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고 있다.
천하의 오승환도 전성기에 비해 구위가 살짝 떨어졌다. 반등했지만 시즌 중 마무리 자리를 잠시 잃기도 했다.
삼성은 오프시즌에 리그 최고 마무리 중 한 명인 김재윤을 총액 58억원을 들여 영입했다. 마무리 오승환으로선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영입이었다. 자칫 마무리 자리를 보장받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마무리 투수를 거액을 들여 영입한 상황.
삼성이 오승환에게 계속 최고 대우를 해주기는 쉽지 않다. 기간, 금액 모두 마찬가지다. 샐러리캡도 무시하지 못할 변수다. 삼성은 팀 성적은 안 좋지만, 연봉 지출은 상위권이다. 베테랑들의 몸값을 줄여야 한다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다. 우규민(KT)을 2차드래프트 보호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도 그 일환이다.
그런 가운데 추신수의 결단 소식이 전해졌다. 1982년생 동갑내기 친구 사이. 메이저리그를 평정했던 최고 스타 출신 추신수 역시 팀의 세대교체 기조와 샐러리캡 후폭풍 속에 은퇴 기로에 섰다.
실제 또 한 명은 동갑 친구인 김강민이 2차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이글스로 떠나는 모습도 지켜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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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도 다르고, 타자-투수 포지션도 다르며, 자신이 생각하는 몸 상태와 야구에 대한 가치관이 다를 수 있지만 동년배 친구 오승환으로선 남의 이야기 처럼 지나칠 수 없는 소식이었다. 오승환이 추신수처럼 최저 연봉만 받고 뛰어야 한다는 건 당연히 절대 아니다.
프로 선수는 실력만 있다면, 나이에 관계 없이 현재 실력과 가치에 걸맞는 충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다만, 샐러리캡의 압박과 미래 비전 속에 구단은 오승환 계약 뿐 아니라 거시적인 안목에서 구단 운영을 해야 한다. 양 측이 그 사이에서 합리적 금액과 기간이란 접점을 잘 찾아내야 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