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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뭐라고 답을 드려야 하나..."
KT 위즈는 아쉽게 2023 시즌 정상 고지를 밟지 못했다. 한국시리즈에서 LG 트윈스에 밀려 정규시즌 '꼴찌에서 2위' 기적에 만족해야 했다.
KT는 이번 오프시즌 부동의 마무리 김재윤을 잃었다. 3년 연속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투수가 FA 자격을 얻어 삼성 라이온즈로 떠났다.
다만, KT가 김재윤 계약에 '올인'을 하지 않은 건 나름 전략적인 판단이 있어서였다. 만약 대체 불가능한 자리였다고 해보자. 삼성과 돈싸움을 끝까지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은 건, 마무리 자리를 채워줄 선수가 보인다는 결론 때문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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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후보는 프로 3년차에 접어들 박영현이다. 신인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이더니, 올해 완전히 야구에 눈을 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초강력 구위'로 전국민의 관심을 사로잡았고, 올해 가을야구에서도 담대한 투구로 새 마무리로서의 자격을 입증했다.
사실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KT 새 마무리는 박영현이 될 공산이 크다. 구위, 성적, 스타일 모두 박영현을 이길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분위기를 아는 박영현도 시상식 단상에서 "꼭 시켜주십쇼"라고 씩씩하게 얘기했다.
최종 결정은 감독이 하는 것. 그래서 이강철 감독에게 질문했다. "감독님, 그래서 박영현 마무리 시키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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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당연히 조심스러웠다. 이제 막 시즌이 끝났고, 시상식 참석 등으로 바빴다. 내년 시즌 본격적 구상에 들어가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에서의 모습도 지켜봐야 한다. 괜히 "마무리는 박영현"이라고 했다가 선수가 방심하고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낭패다. 진짜 더 좋은 구위의 다른 투수가 튀어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이 감독의 마음 속에도 박영현이 1순위인 건 당연하다. 이 감독은 웃으며 "사실 영현이 말고 그 역할을 해줄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 건 사실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코멘트는 이렇게 했다. "일단 구상은 그렇게 하고 스프링캠프에 간다"였다. 이제 남은 건 박영현이 이 감독에게 확실한 신뢰를 심어주는 일 뿐이다. 마무리는 공 좋다고 다 되는 자리가 아니다. 체력적, 멘탈적으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