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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최고 포지셔너를 뽑는 골든글러브 시상식.
올해는 어땠을까. 예외는 없었다.
양의지가 2년 연속 수상으로 포수 최다인 8번째 황금미트를 꼈다. 양의지는 지난해까지 7차례로 레전드 김동수와 역대 최다 수상 공동 1위였다. 2021년 지명타자 수상까지 더하면 무려 9번째 골든글러브다. 10차례로 통산 최다수상자인 이승엽 두산 감독을 2년 내 넘어설 수 있는 유일한 현역 선수다.
올시즌 129경기에서 3할5리의 타율에 17홈런 6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8할7푼2리로 여전히 리그 최고 타자 클래스를 입증했다. 리드, 포구, 블로킹, 송구 등 종합적 포수 능력에서 건재함을 입증하며 신설된 수비상도 수상했다. 5.40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로 노시환(한화) 김혜성(키움) 최정(SSG)에 이어 리그 전체 타자들 중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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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125경기에서 2할9푼의 타율과 16홈런 77타점, 8할1푼1리의 OPS로 양의지와 함께 포수 중 유이하게 8할을 넘겼다.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한 LG 트윈스 박동원(타율 0.249, 20홈런, 75타점, OPS 0.777)이 강렬한 잔상을 남긴 우승 프리미엄과 포수 유일 20홈런으로 두 선배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지만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다. 완성도 높은 KT 위즈 준우승 포수 장성우(타율 0.288, 11홈런, 65타점, OPS 0.773) 역시 아직은 두 선배의 존재감을 뛰어넘지 못했다.
2010년대를 넘어 2020년대 초반까지 장악하고 있는 베테랑 두 포수. 절친한 선후배이자, 끊임 없는 긴장감으로 스스로를 발전 시키는 원동력이다. 양의지와 강민호는 골든글러브 수상 소감 마다 "민호 형이 있어서, 의지가 있어서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서로를 치켜세웠다.
절친 두 선수. 올 시즌 초 이색 내기를 했다. 도루 내기였다.
느림보의 대명사인 두 선수. 하지만 주루 센스가 없지 않다. 상대 배터리가 방심하는 틈을 타 슬쩍 기습도루를 감행한다.
엎치락 뒤치락 끝에 승자는 양의지였다. 8개의 도루로 6개의 도루를 기록한 강민호를 2개 차로 따돌렸다. 게다가 도루자가 하나도 없는 100% 무결점 성공이었다.
강민호도 도루자 없이 순항하다 시즌 7번째 도루를 시도하던 9월2일 대구 NC전에서 1회부터 냅다 달리다 잡히고 말았다. 이후 23경기에서 강민호는 도루를 시도하지 않았다. 6번 성공, 1번 실패. 내기 밥은 강민호가 사야한다.
11일 시상식장에서 만난 양의지는 강민호와의 내기 결과에 대해 뿌듯한 표정으로 "제가 이겼죠. 밥 얻어 먹어야죠"하며 유쾌하게 웃었다.
경쟁한 성과가 있었다.
두 선수 모두 도루 부문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이전까지 양의지의 최다 도루는 2013년, 2018년 각각 기록한 6차례. 강민호는 4차례 시즌 4도루가 최다였다.
◇역대 포수 골든글러브 수상 횟수
8회=양의지=2014~2016, 2018~2020, 2022, 2023
7회=김동수=1990, 1993~1995, 1997, 1999, 2003
6회=강민호=2008, 2011~2013, 2017, 2021
5회=이만수=1983~1987
4회=박경완=1996, 1998, 2000, 2007
3회=장채근=1988, 1991~1992
진갑용=2002, 2005~2006
◇역대 최다 골든글러브 수상자(이승엽 외 현역 선수만)
10회=이승엽=1997~2003, 2012, 2014, 2015
9회=양의지=2014~2016, 2018~2023
8회=최정
6회=최형우, 강민호 박병호, 손아섭
5회=김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