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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제 꿈을 실현시켜준 팀이죠."
KBO리그 최고 타자가 '빅리그'로 떠난다.
휘문고를 졸업한 뒤 2017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이정후는 첫 해부터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신인 시절부터 179개 안타를 치면서 '신인 최다 안타 신기록'을 썼고, 그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에도 매년 성장 가도를 달렸다. 매년 꾸준하게 150개 이상의 안타를 치면서 KBO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로 이름을 날렸고, 2020년에는 15홈런으로 장타력까지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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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에 오른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2023년 시즌을 마치면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이 가능한 만큼, "좀 더 큰 무대에서 뛰어보고 싶다"라며 꿈을 밝혔다. '악마 에이전트'라고 불리는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는 등 구체적으로 움직였다.
올 시즌 대형 변수가 생겼다. 7월 22일 롯데전에서 3안타로 물오른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던 그는 발목 부상이 생기며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10월10일 삼성전에서 한 타석을 소화했지만, 키움 팬에게 인사하는 자리였다.
비록 100%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정후의 가치는 그대로였다.
1억 13000만 달러는 류현진(6년 3600만달러), 김하성(4년 2800만달러)의 계약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한국인 최고 대우. 또한 일본인 타자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의 5년 9000만달러를 넘는 역대 아시아 야수 최고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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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은 전통적으로 구단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적극 지원해주는 팀이다.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이 키움에서 빅리그의 꿈을 키우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최고 타자' 이정후와 키움의 만남은 운명과 같았다. 이정후는 "키움은 어렸을 때 꾼 꿈을 실현시켜준 팀"이라며 "고등학교 때에는 메이저리그를 생각하지 않았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정말 잘하는 걸 꿈꿨는데, 키움은 내가 꾼 꿈의 모든 걸 이뤄준 팀이다. 비록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다른 목표를 꿀 수 있게 해줬다. 항상 나를 꿈에 한 발자국씩 다가가게 도와준 팀"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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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0일 키움 유니폼을 입고 선 마지막 고척돔의 순간도 떠올렸다. 이정후는 "마지막 경기에서 팬들께서 보내주셨던 함성 영상을 많이 봤다. 너무 감사하다"라며 "키움에서 뛰었던 시간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거 같다"고 했다.
도전을 위해 팀을 떠나지만, 키움과의 '재회'도 기약했다. 이정후는 "키움에서 뛰었던 시간은 정말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거 같다. 다시 돌아왔을 때에는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 또 더 많은 선수가 꿈을 키워서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