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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억원 안기고 떠나는 '바람의 손자', "키움, 항상 내 꿈에 다가가도록 해준 팀…우승도 하고 더 많은 선수가 도전했으면"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3-12-13 11:54 | 최종수정 2023-12-13 15:00


247억원 안기고 떠나는 '바람의 손자', "키움, 항상 내 꿈에 다가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키움전. 홈 고별전을 마친 이정후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0.10/

247억원 안기고 떠나는 '바람의 손자', "키움, 항상 내 꿈에 다가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키움전. 8회말 대타로 나온 이정후가 타격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0.10/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제 꿈을 실현시켜준 팀이죠."

이정후(25)가 대형 '잭팟'을 터트렸다.

미국 '뉴욕포스트'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 디애슬레틱의 켄 로젠탈을 비롯한 복수의 현지 기자들은 13일(이하 한국시각)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구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486억원)에 4년 후 옵트 아웃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KBO리그 최고 타자가 '빅리그'로 떠난다.

휘문고를 졸업한 뒤 2017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이정후는 첫 해부터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신인 시절부터 179개 안타를 치면서 '신인 최다 안타 신기록'을 썼고, 그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에도 매년 성장 가도를 달렸다. 매년 꾸준하게 150개 이상의 안타를 치면서 KBO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로 이름을 날렸고, 2020년에는 15홈런으로 장타력까지 보여줬다.

2021년 타율 3할6푼을 기록하며 생애 첫 타격을 차지. 아버지 이종범 전 LG 코치와 함께 세계 최초 부자(父子) 타격왕에 이름을 남겼다.


247억원 안기고 떠나는 '바람의 손자', "키움, 항상 내 꿈에 다가가…
2023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키움 이정후.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25/
2022년에는 '커리어하이'시즌을 보냈다. 타율 3할4푼9리(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장타율 0.575 출루율 0.421을 기록하며 타격 5관왕(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에 오르며 정규시즌 MVP까지 차지했다.

정점에 오른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2023년 시즌을 마치면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이 가능한 만큼, "좀 더 큰 무대에서 뛰어보고 싶다"라며 꿈을 밝혔다. '악마 에이전트'라고 불리는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는 등 구체적으로 움직였다.


올 시즌 대형 변수가 생겼다. 7월 22일 롯데전에서 3안타로 물오른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던 그는 발목 부상이 생기며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10월10일 삼성전에서 한 타석을 소화했지만, 키움 팬에게 인사하는 자리였다.

비록 100%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정후의 가치는 그대로였다.

1억 13000만 달러는 류현진(6년 3600만달러), 김하성(4년 2800만달러)의 계약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한국인 최고 대우. 또한 일본인 타자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의 5년 9000만달러를 넘는 역대 아시아 야수 최고 금액이다.


247억원 안기고 떠나는 '바람의 손자', "키움, 항상 내 꿈에 다가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키움전. 이정후가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0.7/
키움 구단은 포스팅 금액으로 약 1882만5000달러(약 250억원) 받게 됐다.

키움은 전통적으로 구단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적극 지원해주는 팀이다.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이 키움에서 빅리그의 꿈을 키우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최고 타자' 이정후와 키움의 만남은 운명과 같았다. 이정후는 "키움은 어렸을 때 꾼 꿈을 실현시켜준 팀"이라며 "고등학교 때에는 메이저리그를 생각하지 않았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정말 잘하는 걸 꿈꿨는데, 키움은 내가 꾼 꿈의 모든 걸 이뤄준 팀이다. 비록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다른 목표를 꿀 수 있게 해줬다. 항상 나를 꿈에 한 발자국씩 다가가게 도와준 팀"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247억원 안기고 떠나는 '바람의 손자', "키움, 항상 내 꿈에 다가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키움전. 이정후가 이주형에게 타격을 조언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0.7/
키움은 이정후의 대체자를 찾아야 하는 입장이 됐다. 이정후는 '제 2의 이정후' 탄생을 기대했다. 이정후는 "선수가 나간 뒤에도 좋은 선수가 나와 자리를 채웠던 게 키움의 전통이 됐다. 이번에도 그럴 거라고 믿는다"고 이야기했다.

10월10일 키움 유니폼을 입고 선 마지막 고척돔의 순간도 떠올렸다. 이정후는 "마지막 경기에서 팬들께서 보내주셨던 함성 영상을 많이 봤다. 너무 감사하다"라며 "키움에서 뛰었던 시간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거 같다"고 했다.

도전을 위해 팀을 떠나지만, 키움과의 '재회'도 기약했다. 이정후는 "키움에서 뛰었던 시간은 정말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거 같다. 다시 돌아왔을 때에는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 또 더 많은 선수가 꿈을 키워서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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