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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 꿈꾸는 LG엔 반갑지 않은 소식, '천적' 벤자민이 또 '킬러 모드' 발동하면...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3-12-12 23:39 | 최종수정 2023-12-13 06:45


'왕조' 꿈꾸는 LG엔 반갑지 않은 소식, '천적' 벤자민이 또 '킬러 …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3차전 KT와 LG의 경기, KT 선발투수 벤자민이 1회초 2사 2루에서 오스틴을 삼진으로 잡고 환호하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3.11.10/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우승하려면 LG 잡아야 한다는 건 자명한 사실, 그래서 더 든든한 벤자민 재계약.

KT 위즈가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2024 시즌을 함께 할 외국인 선수 계약을 마쳤다. 2020 시즌 KT 창단 후 첫 MVP 영광을 안긴 '괴물타자' 로하스가 3년 만에 복귀를 알렸다. 올시즌 대체 선수로 들어와 12승 무패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한 쿠에바스도 일찌감치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가장 마지막 결정을 내린 선수는 벤자민. KT는 12일 벤자민과 총액 140만달러에 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벤자민으로선 한국에서 '인생 역전'에 성공하고 있다. 2022 시즌 중반 대체 선수로 들어올 때 받은 돈이 고작 33만1000달러였다. 대체 선수로 17경기 5승4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해 능력을 인정받았고, 2023 시즌을 앞두고 몸값이 무려 130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왕조' 꿈꾸는 LG엔 반갑지 않은 소식, '천적' 벤자민이 또 '킬러 …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KT와 LG의 경기, 1회초 무사 1루 KT 벤자민이 LG 박해민의 희생번트 타구를 잡아 1루로 던지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1.10/
그리고 거액을 투자한 KT를 100% 만족시켰다. 29경기 15승6패 평균자책점 3.54. 벤자민의 활약이 없었다면 KT의 '꼴찌에서 2위' 기적은 절대 없었을 것이다.

여기에 주목을 받은 게 바로 'LG 킬러'로서의 면모였다. LG는 올 정규시즌 가장 탄탄한 전력으로 시즌 내내 선두를 유지하며 큰 어려움 없이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 그런 LG 강타선도 벤자민만 만나면 고개를 숙였다. 벤자민은 LG 상대 5경기에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를 찍었다.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LG쪽에서 "벤자민이 우리만 만나면 구속이 늘어나고 제구가 날카로워진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한국시리즈에서는 3차전 5이닝 4실점을 기록해 벤자민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지만, KT가 2차전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고 LG의 기세가 살아났던 걸 감안하면 벤자민의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었다. 오스틴에게 내준 통한의 스리런포 한방이 아쉬웠을 뿐이었다.


'왕조' 꿈꾸는 LG엔 반갑지 않은 소식, '천적' 벤자민이 또 '킬러 …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KT와 LG의 경기. 6회 마운드에 올라 KT 선발 벤자민을 직접 교체하고 있는 이강철 감독.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3.11.10/
LG는 내년에도 우승에 도전하며 왕조 건설을 꿈꾼다. 허황된 얘기가 아니다. 전력 유출이 거의 없다. 마무리 고우석 이탈 여부가 변수지만 플럿코를 대신할 건강한 1선발 외국인 선수만 제대로 데려오면 더 강해질 수 있다. LG가 강한 것도 강한 것이지만, LG를 경계할 전력을 갖춘 팀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 체크 포인트다.

그래도 그 중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게 KT다. 올시즌은 정규시즌 초반 하도 많이 승패 마진을 까먹어서 그랬지, 초반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LG와 정규시즌 우승 경쟁을 할 대항마로 꼽힌다. 쿠에바스가 개막부터 뛰고, 로하스가 30홈런-100타점 페이스만 보여준다면 KT의 전력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결국 LG와의 상대 전적이 중요해질텐데, 그 관점에서 보면 벤자민의 잔류는 이강철 감독을 기쁘게 하는 소식이다. 벤자민이 다히 한 번 'LG 킬러'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면 '왕조'를 꿈꾸는 LG다 바짝 긴장을 해야할 듯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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