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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가 오타니 쇼헤이와의 FA 계약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오타니는 2018년 에인절스에 입단한 이후 올해까지 6년 동안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의 FA 계약 선택 기준 중 우승 전력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 여기에 다저스는 7억달러라는 전세계 스포츠 역사상 유례가 없는 '메가 딜'을 선사하며 '살아있는 전설'을 맞았다.
오타니는 7억달러 가운데 97.1%인 6억8000만달러를 계약기간 이후인 2034년부터 10년에 걸쳐 나눠 받겠다며 스스로 추후 지급 조항을 제안했다. 다저스가 우승 전력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재정적 부담없이 원하는 선수를 영입하도록 한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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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 의장이 언급한 로빈슨, 쿠팩스, 노모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인종 장벽 및 편견을 허문 주인공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로빈슨은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인 1947년 흑인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돼 신인왕과 1949년 NL MVP를 차지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쿠팩스는 1960년대 '신의 왼팔(the Left rm of Gold)'이라는 칭호를 들으며 NL 사이영상을 세 차례 수상한, 다저스 역사에서 최고의 전설로 꼽힌다. 노모는 1995년 특유의 비트는 투구폼으로 미국 전역에 '노모 열풍(Nomomania)'을 일으키며 아시아 출신 최초의 신인왕과 탈삼진왕에 등극했다.
다저스는 140년 구단 역사에서 이들 3명에 이어 오타니가 전설적인 업적을 이룰 후보라고 치켜세운 것이다. 물론 다저스는 오타니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어주기를 가장 바라고 있다. 다저스는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1988년 이후 '32년 한'을 풀었지만, 코로나 단축시즌이라는 핸디캡이 찍힌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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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자신의 능력을 자유롭게 발휘하며 정상에 오를 수 있게 된 역사적 배경에는 1990년대 노모를 비롯한 초창기 개척자들 덕분이라는 의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84~2010년까지 26년 동안 최고 운영위원(Chief Operating Officer) 등 선수노조를 이끈 진 오르자(77)는 NYT에 "미국에서 일본 시장의 성장은 노모와 이라부 히데키, 알폰소 소리아노의 활약 덕분"이라며 "이 세 사람이 장벽을 무너뜨렸다. 오타니는 이들에게 빚을 진 것"이라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