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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시즌 초반 롯데 자이언츠의 리드 오프맨으로서 활약한 안권수(30).
안권수는 고교야구의 강호인 와세다 실업고 출신. 대학은 명문 와세다 대학을 졸업했다. '엘리트' 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한 경력이지만 그의 야구인생은 결코 엘리트가 아니었다.
"중학생 때 많은 노력을 하고 고교 1학년 때부터 주전 선수가 됐습니다. 2학년 때 고시엔 대회 출장도 하고 주목을 받았는데 그 시기에 자만심이 생겨 그 후 노력을 안 했습니다."
안권수는 1학년 가을, 야구부를 중도 하차했다.
대학 3학년 때 독립리그에서 활동을 시작한 안권수는 첫 시즌부터 타율 3할을 넘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팀을 이적해 맞이한 리그 2년째 안권수에게 또 다시 자만심이 생겼다.
"처음에는 코치나 주변 사람들이 응원을 해주셨는데 도중에 제가 오만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그 분들을 실망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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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외야진을 보면 김재환, 정수빈, 박건우(현 NC 다이노스)라는 최고의 선수 3명이 있고 어떻게 하더라도 못 하겠다고 느꼈습니다. 그 때 불필요한 프라이드(자부심)가 야구 뿐만 아니라 어떤 일에도 성장의 장벽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1군과 퓨처스리그를 오가면서 팀에 있어 어떤 선수가 필요할지, 백업선수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야 할지 생각했습니다."
안권수가 덕아웃에서 항상 웃으면서 동료들을 격려하고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은 그의 원래 스타일이 아니다. KBO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익힌 것이었다.
안권수는 올해 초 롯데로 이적했을 때 개인 성적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았다. "롯데가 우승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가 열심히 팀 플레이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1월 말 일본에서 만난 안권수는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이런 결론을 내렸다. "성공하는 사람은 끝까지 열심히 계속하는 습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또 실패하더라도 배울 수 있다면 좋은 거란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안권수는 KBO리그에서 보낸 2020년부터 올해까지 4시즌을 뒤돌아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 가서 정말 좋았습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