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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대변수 조짐 피치클락, 김태형의 롯데가 염경엽의 LG보다 유리하다?
그런데 로봇심판보다 더 큰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높은 게 바로 피치클락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먼저 도입했다.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서였다. 큰 골자로 보면, 투수가 제한된 시간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보면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으면 20초 안에 투구해야 한다. 타자 역시 앞선 타자가 타격을 마친 뒤 30초 안에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 피치 클락 작동 후 주자가 없으면 7초, 주자가 있으면 12초 안에 타격 준비를 마쳐 투수에게 최소 8초의 시간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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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사안들을 다 설명하기는 힘들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라운드에 있은 모든 선수들이 매우 바빠진다는 것이다. 이제 벤치도 여유있게 사인을 내고, 선수들이 받고 할 시간이 없어질 게 확실하다. 게임 플랜을 미리 준비해햐 하고, 경기 중에는 아주 간단하고, 빠르게 선수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사인 정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제 수비시 포수가 일어나 야수들을 상대로 몸 전체를 훑으며 사인을 내는 모습은 볼 수 없을 것이다. 타자가 타석 밖에서 3루베이스 코치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장면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KBO 관계자는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사인이 나오는 게 한국야구 현실이다. 이런 걸 줄이자는 게 피치클락 제도 도입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두 명장을 예로 들면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이번에 롯데 자이언츠 감독으로 새출발을 하게 된 김태형 감독. 평소 스타일을 보면 작전은 잘 내지 않는다. 선수들을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 공 오면 치고, 빠지면 달리고 하는 게 야구라고 늘 강조한다. 피치클락 도입에 크게 흔들리지 않을 스타일이다.
반대로 LG에 29년 만의 우승을 안긴 염경엽 감독. 작전야구의 달인이다. 경기 중 개입을 많이 한다. 실제로 염 감독의 현란한 작전에 당한 팀들이 많다. 하지만 피치클락 제도 속에서는 이 작전야구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을 여지가 있다. 일찍부터 대비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