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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수 조짐' 피치클락, 김태형의 롯데가 염경엽의 LG보다 유리하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3-12-10 09:53 | 최종수정 2023-12-10 11:01


'대변수 조짐' 피치클락, 김태형의 롯데가 염경엽의 LG보다 유리하다?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대변수 조짐 피치클락, 김태형의 롯데가 염경엽의 LG보다 유리하다?

KBO 허구연 총재는 연임을 앞두고 '파격' 결정을 내렸다. 2024 시즌부터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일명 로봇심판과 피치클락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일단 로봇심판에 훨씬 더 초점이 맞춰진다. 스트라이크, 볼 판정 공정성 논란이 어떻게 해소될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프로야구 세계 최초 도입이라 얼마나 공정하게 판정이 내려질지 전 세계 야구계 관심이 집중된다. 혼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열린 KBO 심판 동계훈련에서는 땅으로 박히는 커브볼이 계속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존을 지나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로봇은 판단을 한 것이다.

그런데 로봇심판보다 더 큰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높은 게 바로 피치클락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먼저 도입했다.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서였다. 큰 골자로 보면, 투수가 제한된 시간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보면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으면 20초 안에 투구해야 한다. 타자 역시 앞선 타자가 타격을 마친 뒤 30초 안에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 피치 클락 작동 후 주자가 없으면 7초, 주자가 있으면 12초 안에 타격 준비를 마쳐 투수에게 최소 8초의 시간을 줘야 한다.

이렇게만 보면, 별로 복잡할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심판들의 훈련을 봐도, 피치클락 적응 훈련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사용했다. 상황마다 시간을 체크해야 하는 요소들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한 심판은 "적응 훈련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며 아직은 심판들도 생소해 한다고 밝혔다.


'대변수 조짐' 피치클락, 김태형의 롯데가 염경엽의 LG보다 유리하다?
예를 들어 투수와 타자 뿐 아니다. 포수도 8초가 남기 전까지 무조건 자신의 자리에 앉아야 한다. 안그러면 볼이 선언된다. 피치클락이 도입되면 투수는 한 타자당 견제구를 2번밖에 던질 수 없다. 견제를 3번 하면 보크다. 그런데 3번째 견제에 만약 런다운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일단 플레이를 진행한다. 주자가 아웃이 되면 아웃이다. 어떤 베이스에서든 살기만 하면, 보크가 인정돼 한 베이스 진루다.

자세한 사안들을 다 설명하기는 힘들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라운드에 있은 모든 선수들이 매우 바빠진다는 것이다. 이제 벤치도 여유있게 사인을 내고, 선수들이 받고 할 시간이 없어질 게 확실하다. 게임 플랜을 미리 준비해햐 하고, 경기 중에는 아주 간단하고, 빠르게 선수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사인 정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제 수비시 포수가 일어나 야수들을 상대로 몸 전체를 훑으며 사인을 내는 모습은 볼 수 없을 것이다. 타자가 타석 밖에서 3루베이스 코치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장면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KBO 관계자는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사인이 나오는 게 한국야구 현실이다. 이런 걸 줄이자는 게 피치클락 제도 도입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두 명장을 예로 들면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이번에 롯데 자이언츠 감독으로 새출발을 하게 된 김태형 감독. 평소 스타일을 보면 작전은 잘 내지 않는다. 선수들을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 공 오면 치고, 빠지면 달리고 하는 게 야구라고 늘 강조한다. 피치클락 도입에 크게 흔들리지 않을 스타일이다.

반대로 LG에 29년 만의 우승을 안긴 염경엽 감독. 작전야구의 달인이다. 경기 중 개입을 많이 한다. 실제로 염 감독의 현란한 작전에 당한 팀들이 많다. 하지만 피치클락 제도 속에서는 이 작전야구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을 여지가 있다. 일찍부터 대비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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