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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루보다 포수가 훨씬 매력적이다. 언젠가는 주전 마스크를 쓸 선수다."
키는 1m78로 크지 않지만, 타고난 손목힘과 파워는 '강백호 오른손 버전'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체형이 비슷하고, 체격 대비 부드러운 몸놀림과 빠른 발, 좋은 운동능력의 소유자라는 점도 닮았다.
지난해 경남고 3학년 시절 홈런 10개를 쏘아올렸다. 고교야구 나무배트 전환 이후 첫 두자릿수 홈런의 주인공이다. 차명석 단장이 신인 드래프트 지명 당시 "김범석이란 고유명사가 한국 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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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시절부터 안고 있었던 어깨 관절와순 부상 때문에 고교 선배 전의산처럼 프로에선 1루 전향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LG 구단은 김범석의 포수로서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장기적인 육성을 거듭 공언했다.
최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LG는 군필 포수 김기연을 내줬고,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7라운드에서 배강 1명을 지명하는데 그쳤다. 주전 포수 박동원, 백전노장 허도환을 제외하면 포수마스크를 쓸 선수는 수비형 전준호, 공격형 김범석이 바로 다음 차례다. 차 단장은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에도 "1루보다 포수로 훨씬 매력적인 선수다. 언젠가는 주전 마스크를 쓸 선수다. 내년부터라도 박동원이 쉬는날은 김범식이 도와주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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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에서 홈런 6개를 쏘아올리며 확실한 장타력을 입증했다. 10월 5일 부산 롯데전에서 1루수로 선발출전하는 기쁨까지 맛봤다. 포구는 안정적이지만 송구가 불안했다. 그래도 10월 7일 고척 키움전에서 데뷔 첫 안타. 10월 9일 잠실 롯데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각각 신고했다.
청백전에서도 코치진의 신뢰를 얻어 3번째 포수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다. 4차전에 대타로 출전해 안타를 때려내며 기분좋은 가을야구 데뷔 및 고졸 데뷔시즌 우승이라는 흔치 않은 기록에 성공했다.
프로 데뷔 시즌에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정보명 감독이 이끄는 아시아야구선수권 한국 야구대표팀에 선발됐다. 대표팀은 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김범석만큼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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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4번타자 김범석은 솔로포와 펜스 직격 2루타로 특유의 장타력을 마음껏 뽐냈다. 지난 3일 개장한 타이페이돔의 개장 후 8경기만의 1호 아치였다.
차고 넘치는 가능성만큼은 증명했다. 이제 프로무대 실전에서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내년 시즌 '타자' 아닌 '포수' 김범석의 활약도 기대해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