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천=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권위도 좋지만, 살자고 하는 일입니다."
|
로봇심판 도입 얘기가 나오자, 심판들의 권위 얘기가 나왔다. 스트라이크, 볼 판정은 심판 임무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 일의 자부심으로도 연결된다. '허수아비'가 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또 로봇심판이 자리를 잡으면 결국 심판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수밖에 없었다.
먼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심판에게 물어봤다. 베테랑 심판 A는 "결국 공정성 문제기 제기되며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것 아닌가"라고 말하며 "제도가 도입됐으니, 잘 되기만을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로봇심판 도입에 동료, 후배 심판들의 반응은 어떤가 질문하자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별로라는 사람도 있고"라고 얘기했다. 아무래도 수십년 일을 해온 베테랑 심판에게 로봇심판 도입은 약간 씁쓸한 기분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
허운 심판위원장은 "심판들의 스트레스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본다. 심판들 중 60세를 넘겨 사는 사람이 많지 않다. 1경기를 하면 4~5번은 심장이 쪼그라드는 기분을 느낀다. 구심 출전 하루 전에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지금도 정신과를 다니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심판을 그만두려는 후배들이 많다"고 말하며 "권위 얘기가 나오는데, 권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살자고 하는 일이다. 로봇심판 도입이 잘됐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밝혔다.
이천=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