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켈리를 위한 최대한의 배려가 아니었을까.
염 감독은 "켈리와 얘기를 해서 3차전에서 지면 4차전에 선발 등판하기로 했었다. 6,7이닝을 던지는게 아닌, 짧게 4이닝이나 5이닝을 던진다는 생각으로 하기로 했다"면서 "팀 사정상 나가겠다고 했다. 그런 켈리의 팀을 위한 마음이 좋다"라고 했다. 켈리는 지난해 키움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1차전서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었고, 사흘 휴식 후 4차전에 선발로 또 나와 5이닝 2실점을 기록했지만 패전투수가 됐었다. 켈리는 당시 사흘 휴식 후 등판이 처음이었지만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흔쾌히 4차전에도 나섰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1대4로 패하면서 LG의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내년에도 켈리와 함께 하고 싶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고민 안하고 내년에도 (켈리와) 가려고 한다"면서 "물론 프런트가 어떻게 생각하느냐도 중요하다. 하지만 내 생각은 팀에 대한 마음, 외국인 선수들이 그런 마음을 갖고 있는게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와도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이어 "1선발은 정말 잘 구했으면 좋겠고 2선발로서는 켈리가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포크볼이라는 구종을 하나 개발을 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훨씬 더 삼진 비율도 올라갈 것이고 투구수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적인 발언을 했다.
|
|
그런데 염 감독이 굳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켈리와의 재계약을 말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둔 켈리를 위해서라고 볼 수밖에 없을 듯하다. 지난해까지 매년 LG의 에이스 역할을 해왔던 켈리는 LG와의 재계약이 당연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시즌 초반 부진하면서 교체 얘기가 나왔고, 실제로 교체 시도가 있었다. 다행히 켈리는 후반기에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10승7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해 5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채웠고, 178⅔이닝을 던지며 LG의 정규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예년과 같은 믿음과 기대치에는 모자랐던게 사실. 구단으로선 더 좋은 투수가 시장에 나온다면 재계약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켈리가 이 사실을 모를 리 없다. 한국에서 뛰는 것을 좋아하고, LG를 좋아하는 켈리는 내년이면 35세가 된다. 언제 LG와 이별할지 모른다. 그리고 그게 올해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재계약을 위해선 인상적인 피칭이 필요하고 그게 한국시리즈였다.
|
|
달리진 모습을 위해 포크볼을 연습해서 한국시리즈에서 던지는 노력을 보여줬다. 1차전서 6⅓이닝 동안 4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로 잘 막았다. 5차전에서 한번 더 이런 피칭을 보여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다면 재계약에 청신호를 켤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재계약이 걸려있는 피칭이라면 더 큰 부담속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염 감독이 이를 모를리 없었고, 미리 자신의 생각을 모두에게 알리는 방법으로 켈리를 안심시키려 하지 않았을까. 염 감독이함께 하고 싶다고 밝혔기에 특별한 이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켈리는 내년에도 LG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염 감독의 말로 한국시리즈 5차전은 재계약이 걸려있는 경기가 아닌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짓기 위해 에이스가 등판하는 날이 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