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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9년 만의 우승 도전길. 든든하다. 역대급 전력이다.
하루 이틀에 걸쳐 올라온 과정이 아니다. 단단하게 다져가며 우승 문턱까지 왔다.
오랜 암흑기를 거치며 LG는 프런트와 현장의 유기적 협업 속에 강팀의 길을 모색했다. 꾸준히 투자했고, 가능성을 현재로 바꾸며 차근차근 흔들림 없는 강팀 DNA를 구축해왔다.
숙원인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화룡점정을 찍을 참이다. 오랜 동안 다져진 탄탄한 전력을 지난 1년 간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완성형으로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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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LG는 거의 전 부문에서 최강팀이었다. 팀 방어율 1위(3.67), 팀 타율 1위(0.279)다.
세부지표도 우수하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느라 팀 홈런(93개)은 1위가 아니지만, 팀 장타율(0.394)은 1위다. 홈런 1위 팀 SSG(125홈런)의 장타율(0.389)에 앞선다.
'출루머신' 홍창기를 앞세운 팀 출루율(0.361)도 단연 1위, 팀 득점(767점)도 선두다.
기동력은 LG가 1년 내내 파격적 실험을 통해 준비해온 최고의 무기다. 무려 166도루로 압도적 1위. 그 과정에서 무려 101차례의 도루자가 영광의 상처 처럼 남았다. 논란이 됐지만 끊임 없이 시도했고, '뛰는 야구' 이미지는 확실하게 각인됐다. 이제 어떤 상대팀이든 LG를 만나면 주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선수들은 무수한 실패 속에 어떤 타이밍에 뛰고, 어떤 타이밍에 투수를 괴롭혀야 하는 지를 몸으로 체화하며 학습했다.
뛰는 야구는 이번 한국시리즈 승패를 가늠할 LG의 최대 무기가 될 전망이다.
KT 안방마님 장성우의 도루저지율은 1할4푼6리에 그쳤다. 'LG 킬러' 벤자민의 올시즌 도루저지율은 0이다.
1차전 선발이었던 고영표 역시 2할9푼6리에 그쳤다. KT의 약점을 LG는 뛰는 야구로 적극 공략하며 실수를 유발할 전망이다.
LG의 단 하나 불안요소는 선발진이다.
전반기 에이스였던 플럿코가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짐을 쌌다. 외인투수 하나 없이 시리즈를 치러야 한다.
올시즌 LG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92로 5위에 그쳤다. KT의 3.87보다 미세하게 뒤쳐지는 수치다.
하지만 믿을 구석이 있다.
에이스 켈리가 후반기 제 모습을 찾았다. 후반기 KT와의 2경기 모두 7이닝 무실점으로 극강의 모습을 과시했다.
1차전 선발이었던 켈리는 비록 승리하지 못했지만 물 오른 KT 타선을 상대로 6⅓이닝 4안타 4사구 2개, 6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가을야구에도 강한 승부사다.
'우승청부사'로 영입한 2차전 선발 최원태도 '가을의 사나이'다. 토종 최다승에 빛난 3차전 선발 임찬규는 빅게임 피처로 우뚝 설 태세다. 선발이 설령 흔들리는 경기라도 LG는 최강 불펜진을 조기 가동해 이기는 경기를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다. 선발전환에 성공한 이정용까지 불펜에 합류해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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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KT를 상대로 10승6패로 우세한 시즌을 보냈다. 오랜 휴식 속에 힘과 자신감도 넘친다.
비록 1차전을 2대3으로 내줬지만 오랜 휴식에 감각을 잃은 타선이 적응하는 시간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선수들의 전체적인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다. 휴식 동안 체력을 완전히 충전했다. 수비에서 몸놀림이 가벼웠다. 잇단 호수비가 나온 배경. 투수들의 공 끝에도 힘이 있었다. 잠시 침묵했던 타선은 2차전부터 본격적으로 터질 공산이 크다.
역사적 최강 전력으로 맞이할 21년 만의 한국시리즈. 과연 LG는 숙원인 29년 만의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까. 비록 1차전은 놓쳤지만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