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002년 11월 8일 이후 정확하게 21년만이다.
LG에겐 역사적인 한국시리즈 승리다. LG의 한국시리즈 마지막 승리는 2002년 11월 8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5차전이었다. 당시 8대7로 승리했는데 이동현이 구원승을 올렸고, 장문석이 세이브를 올렸다. 그로부터 정확하게 21년 뒤 같은 날에 LG가 1점차로 역전승을 거둔 것. 함덕주가 승리투수가 됐고, 고우석이 세이브를 기록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패배 뒤 2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18번 중 8번으로 44.4%다. KT는 그 반대인 55.6%. 아직은 KT의 우승 확률이 더 높지만 2차전 승리의 기운에서 LG가 분위기를 가져왔다.
|
|
|
LG는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1차전과 같다.
1차전서 LG는 7개의 안타로 2점을 내는데 그쳤다. 특히 출루왕이자 득점왕인 홍창기가 5타수 무안타에 그친 것이 뼈아팠다. 2-2 동점이던 4회말 1사 1,3루서 홍창기가 1루수앞 땅볼로 물러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염 감독은 8일 2차전에 앞서 취재진에 당시 상황을 얘기했다. 염 감독은 "1사 1,3루라 히트앤드런 작전을 고민했었는데 타자가 홍창기라 맡겼다"며서 "초구에 1루주자 신민재가 2루로 뛴 것은 도루 사인이었다"라고 밝혔다. 염 감독은 "3루에 문성주가 있어서 신민재가 2루로 뛰어도 포수가 쉽게 2루 송구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 2루로 뛰게 했다"라며 "홍창기가 초구에 칠 것 같았는데 투수나 1루쪽 땅볼만 아니면 3루 주자가 들어오고 2사 2루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1루수 정면 땅볼이 되면서 3루주자가 들어올 수 없었다"라고 부연 설명을 했다. 홍창기가 무안타였지만 염 감독은 "홍창기의 타구가 잘 맞힌 것이었다"면서 기대감을 가졌다.
|
|
|
염 감독은 1차전이라는 심리적인 부담이 컸을 것으로 진단했다. 염 감독은 "어제는 우리 팬들께서 너무 많이 오셔서 선수들이 긴장감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이제 두번째 게임이라 선수들도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
|
|
앞으로 정우영이 상대 중심타자를 상대할 키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염 감독은 "정우영의 슬라이드 스텝이 1.30 아래로 내려왔다"면서도 "일단은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을 시킬 것"이라고 했다. 주로 상대의 중심타자에게 승부를 시킬 계획. 아무래도 지난해 홀드왕을 한 경험이 많은 투수이기 때문. 염 감독은 "상대 알포드나 박병호, 장성우 타석 때 주자가 없을 때 정우영과 상대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
|
전날 9회말 등판해 세이브를 기록했으나 첫 타자 문성주의 타구에 맞았던 박영현은 오늘도 등판 가능. 이 감독은 "멍이 시퍼렇게 들었는데 던질 수는 있다고 한다"면서 "캐치볼을 했는데 던지는데는 지장이 없다. 준비는 될 것 같다"라고 했다.
|
|
|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데 자신감이 더해지면서 효과적인 투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정규시즌 때는 어이 없는 공이 두세개씩 나오기도 했는데 지금은 필요없는 공이 없이 들어가니까 투구수도 줄어든다. 계속 2이닝을 던지는데 20개 내외로 끝내고 있다"며 손동현을 극찬했다.
1차전서 고영표가 LG 주자들을 잘 묶으면서 LG의 뛰는 야구를 잘 막은 비결을 묻자 이 감독은 "시리즈가 다 끝나면 말씀드리겠다"라며 영업 비밀이라고 함구. 그러면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LG한테 많이 당해서 잘 파악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플레이오프에 이어 1차전에서도 부진했던 알포드와 박병호에 대해서는 "중요할 때 잘해주지 않겠나. 이들을 대신할 타자도 없다"며 여전한 믿음을 보냈다.
|
|
|
LG의 키를 잡은 이는 최원태다. 시즌전 박동원의 FA 영입과 더불어 LG가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만을 위해 단행한 승부수였다. 7월 말 LG가 '약속된 유망주' 이주형 등 유망주 3명을 내주고 데려온 토종 에이스다.
전반기는 키움에서 17경기에 선발등판, 6승4패 평균자책점 3.25로 호투했다. 그리고 7월말 LG의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 정규시즌의 모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적 직후 7월 30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시즌 성적은 9경기 3승3패 6.70에 그쳤다. 44⅓이닝으로, 경기당 평균 5이닝을 밑돌았다.
|
|
|
이제 팀이 위기에 처했다. 1차전을 패한 LG는 2차전엔 12승 무패의 승률왕 쿠에바스와 만난다. 최원태는 2선발로서 플럿코의 빈 자리를 책임져야 한다.
바로 이 순간, 이 경기를 위한 선수다. 분위기 반전을 위한 제 역할을 해주는 일만 남았다.
염경엽 감독은 최원태에 대해서는 당연하게 퀄리티 스타트를 바랐다. "최원태를 키플레이어로 꼽았다"는 염 감독은 "우리 선발이 퀄리티스타트만 해주면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는 3점 이내로 막고 5점 정도를 뽑아서 이기는 경기를 했다. 포스트시즌도 마찬가지다. 1차전도 우리 투수들이 잘했다고 한 것은 3점으로 막았다. 결국 우리 타자들이 찬스를 만들어 놓고도 결과를 내지 못해 힘들게 경기를 했었다"라고 말했다.
|
|
|
그리고 1승2패로 몰린 상황에서 사흘 쉬고 4차전에 등판했다. 6이닝 동안 단 1안타만 맞고 무4사구에 3탈삼진 무실점의 쾌투로 팀의 11대2 대승을 이끌었다. 6회 2사까지 노히트노런 행진을 펼치다가 손아섭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나흘 휴식후 다시 LG와 만난다. 플레이오프 1차전 75개 피칭 후 사흘 휴식 후에 플레이오프 4차전서 73개를 던졌고 다시 나흘 휴식 후 한국시리즈 2차전 등판. 투구수가 적기는 하지만 사흘 휴식, 나흘 휴식이 이어지는 등판이라 조금은 피로도가 쌓였을 수가 있다. 그래도 이전에 3주의 휴식이 있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KT는 기대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1차전서 154㎞의 빠른 공을 뿌렸던 쿠에바스는 오히려 힘이 넘친 것이 독이 됐다. 힘있는 직구는 제구가 되지 않았고, 역시 세게 던진 슬라이더는 제대로 휘지 않고 들어와 오히려 NC 타자들이 치기 좋았던 것. 당시 직구가 32개, 커터가 19개, 슬라이더가 13개, 체인지업 6개, 투심 4개로 구종 분포를 보였다.
|
|
|
쿠에바스는 정규시즌에서 12승 무패로 100% 승률로 승률왕에 올랐지만 유일하게 LG에게만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3번 등판했는데 승패없이 평균자책점이 11.45로 좋지 않았다. 7월 6일 잠실 경기서 5이닝 4실점했으나 팀이 6회에 대거 5점을 내 7-4로 앞선 상황에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으나 팀이 7대8로 역전패를 당했다.
7월 27일 수원 경기에선 3이닝 6실점의 부진. 패색이 짙었으나 팀이 7회에 6-6 동점을 만들어 패전을 면했다. 팀은 6대9로 패배. 9월 5일 수원에서의 세번째 만남도 그리 좋지 않았다. 3이닝 동안 7안타(1홈런) 4실점했다. 2-4로 뒤진 상황에서 내려와 패전 투수가 될 위기였지만 4-4 동점이 되며 무패가 이어졌다. 팀은 또 4대5로 패배. 올시즌 쿠에바스가 등판한 18경기에서 KT는 14승4패를 기록했다. 그 4패 중 3번이 LG전이었고, 한번이 SSG전이었다.
|
|
|
이강철 감독은 이날 선발인 쿠에바스에 대해선 손목 높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손목이 낮으면 커터도 옆으로 돌고 체인지업도 옆으로 오기 때문에 커트 당하는데 손목을 세워서 던지면 커터도 종으로 오고 체인지업도 종으로 떨어진다"라고 했다.
쿠에바스의 투구수에 대해선 한계를 잡지 않았다. 이 감독은 "본인이 힘들다고 할 때까지 가려고 한다"라면서 "어제 영표도 5회가 끝난 뒤 힘들다면 바꾸려고 했는데 6회에 한타자씩 보자고 했고 6회 끝까지 갔다"라고 말했다.
|
|
|
선두 김상수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고, 2번 황재균은 146㎞의 직구를 공략해 좌전안타를 쳤다. 무사 1,2루. 3번 알포드가 최원태의 공을 침착하게 골라 볼넷을 얻었다.
무사 만루서 박병호가 어정쩡하게 친 것이 3루수앞 땅볼이 됐고 3루수 문보경이 홈에 뿌려 3루주자를 잡았다. 1사 만루. 타격감이 좋은 장성우가 이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최원태의 가운데로 몰린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2루타를 쳤다. 2명이 들어와 2-0.
염경엽 감독이 곧바로 움직였다. 미리 준비한 이정용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급하게 올라온 이정용은 볼 2개를 연속해서 던졌고 3구째 140㎞ 직구를 던졌다가 배정대에게 좌중간 안타를 얻어맞았다. 또 2명의 주자가 들어와 4-0. KT의 선발 쿠에바스와 필승조를 생각하면 4점은 커보였다.
|
|
|
KT가 2회초 추가 득점기회를 잡는가 했지만 1차전처럼 아쉬운 주루사가 나왔다. 1사후 9번 조용호가 좌중간 2루타를 쳤다. 깊게 굴러간 타구를 보고 조용호가 3루까지 달렸고, 중견수 박해민-유격수 오지환-3루수 문보경으로 이어지는 빠르고 정확한 중계 플레이에 조용호가 3루에 다다르기 직전에 태그 아웃됐다.
곧바로 1번 김상수가 중전안타를 때려내 조용호의 주루사가 더욱 아쉬웠다. 2번 황재균이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되며 KT의 2회초는 무득점.
LG는 2회말 선두 6번 문보경이 볼넷을 골라 출루하며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가 했다. 하지만 박동원의 안타성 타구를 KT 유격수 김상수가 가까스로 잡아 2루로 연결했고, 1루까지 도달하며 병살타가 됐다. 8번 문성주가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빠르게 2회말이 끝났다.
|
|
|
그리고 3회말 LG가 드디어 첫 득점을 했다. 선두 9번 신민재가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실패하며 분위기가 꺾이는 듯했지만 홍창기가 볼넷을 골라 드디어 첫 출루를 했다. 이어 박해민이 투수앞 내야안타를 기록해 1,2루를 만들었다. 김현수가 1루수앞 땅볼을 쳤다. 1루주자가 박해민이라 2루로 던지지 않을 것이라 보였지만 1루수 박병호는 과감하게 2루로 던져 아웃. 2사 1,3루가 됐고 이것이 1점을 막았다. 4번 오스틴이 좌전안타를 쳐 드디어 LG가 추격의 1점을 뽑았다. 만약 박병호가 2루로 던지지 않고 1루를 밟았다면 LG가 2점을 뽑았을 테지만 박병호의 과감한 2루 송구로 LG는 1점만 뽑았다.
이어진 2사 1,2루의 찬스에서 오지환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
|
|
1번 김상수가 친 것이 얕은 우익수 플라이가 되며 3루주자가 들어오지 못했다. 이어 2번 황재균은 2S에서 4구째 142㎞ 직구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무득점. 베테랑 투수가 또한번 LG를 구했다.
큰 위기를 넘긴 LG의 4회말은 위기뒤에 찬스라는 말이 무색했다. 선두 문보경이 2루수앞 땅볼로 물러났고 박동원이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아웃. 2사후 문성주가 중견수 앞 안타로 이번 시리즈 첫 안타를 신고했다. 9번 신민재의 볼카운트 1B2S에서 문성주가 2루 도루를 시도했으나 신민재가 헛스윙 삼진을 당해 이닝 종료.
|
|
|
쿠에바스는 5회말에도 등판했다. 4회까지 투구수가 68개. LG는 5회말 공격이 홍창기부터 시작되기에 기대를 걸어볼만했다. 허나 홍창기가 2루수앞 땅볼로 아웃. 2번 박해민은 중견수와 유격수 사이의 행운의 안타성 타구를 쳤으나 유격수 김상수가 뒤로 달리며 잡아냈다. 3번 김현수도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 가장 기대를 모은 5회말이었으나 오히려 처음으로 삼자범퇴를 당했다.
|
|
|
6회말 LG의 두번째 추격의 득점이 나왔다. 또 나온 쿠에바스에 선두 4번 오스틴이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운 상황. 5번 오지환이 분노의 솔로포를 터뜨렸다. 쿠에바스의 초구 141㎞ 커터를 받아쳤고 치는 순간 홈런이었다. 우측 담장을 LG 팬들의 큰 함성과 함께 넘어갔다. 2-4.
6번 문보경이 2루수앞 땅볼로 아웃됐지만 7번 박동원이 좌전안타를 쳤다. 위험하다고 판단했는지 이강철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와서 쿠에바스와 포수 장성우에게 지시사항을 직접 전달했다. 문성주가 날카롭게 쳤으나 좌중간으로 날아간 타구를 좌익수 알포드가 걷어냈다.
|
|
|
7회말 드디어 KT의 필승조가 가동됐다. 전날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손동현이 올라왔다. 9번 신민재가 잘 맞혔으나 유격수 김상수가 잘 잡아 1루로 송구해 아웃. 이어 홍창기도 우전안타성 타구를 쳤으나 2루수 오윤석이 팔을 쭉 뻗는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 1루로 던져 아웃시키는 환상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2번 박해민은 손동현과 풀카운트 승부끝에 볼넷을 골랐다.
KT가 빠르게 투수 교체에 돌입했다. 홀드왕 박영현이 올라왔다. 김현수가 가장 필요할 때 한방을 쳤다. 빠르게 간 1루쪽 타구가 라인을 타고 외야로 갔다. 1루수 박병호가 잡으려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타구가 너무 빨랐다.
박해민의 발로는 여유있게 득점. 3-4, 이제 1점차가 됐다. 2루엔 대주자 최승민. 기대했던 오스틴이 1루수 플라이로 잡히고 말았다.
|
|
|
8회말 KT는 박영현이 막아야 했고, LG는 박영현을 무너뜨려야 했다.
선두 5번 오지환이 볼넷을 골랐고, 문보경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의 찬스. 올해 FA로 온 박동원이 극적인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박영현의 초구 124㎞의 한가운데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투런포를 날렸다. 염경엽 감독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릴 정도로 감동의 홈런이었다.
그리고 9회말. 전날 아쉬운 역전패를 허용했던 마무리 고우석이 올라왔다. 대타 김민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고우석은 조용호도 152㎞의 직구로 루킹삼진을 뽑아냈다. 그리고 김상수를 2루수앞 땅볼로 처리하고 첫 세이브를 낚았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
KT가 역대 6번째 업셋 우승을 위한 힘찬 걸음을 시작했다. 정규리그 2위이자 플레이오프 승리팀인 KT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정규리그 우승팀인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 9회초 문상철의 역전 2루타를 앞세워 3대2로 승리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74.4%다 프로 원년인 1982년 1차전 무승부를 제외하고 1차전 승리팀이 29번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단일리그로 치러진 1989년 이후 정규리그 우승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84.4%(32회 중 27회. 1999, 2000년 양대리그 제외)다. 즉 플레이오프 승리팀의 우승은 5번 뿐. 1989년 해태 타이거즈(2위), 1992년 롯데 자이언츠(3위), 2001년 두산베어스(3위), 2015년 두산 베어스(3위), 2018년 SK 와이번스(2위)가 업셋 우승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올시즌 꼴찌에서 2위까지 기적을 만들었던 KT는 플레이오프에서도 NC 다이노스에 1,2차전을 먼저 패해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으나 이후 3,4,5차전을 내리 이기는 리버스 스윕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리고 이제 기적의 완성인 우승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
LG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이 라인업을 구성하며 "한국시리즈 내내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면서 "5번 오지환-6번 문보경만 둘의 타격 컨디션에 따라 순서가 바뀔 수는 있다"라고 했다. 정규리그에서는 투수에 따라 포수 허도환이 선발로 나서기도 했으나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박동원이 전 경기 선발로 나설 계획이다.
KT는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배정대(중견수)-문상철(지명타자)-박경수(2루수)-조용호(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플레이오프 3차전 때 다이빙 캐치 후 내전근이 좋지 않아 4,5차전서 선발에서 제외됐던 박경수가 다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가 땅볼 투수이고 LG에 왼손 타자가 많아 오윤석 보다는 수비가 좋은 박경수를 스타팅으로 냈다"고 밝혔다.
|
켈리는 LG의 에이스 중에 에이스다. 올시즌까지 5년 연속 LG에서 뛰고 있는 LG 구단 역사상 최장수 외국인 투수다. 2019년 14승을 시작으로 2020년 15승, 2021년 13승을 거둔 켈리는 지난해엔 16승으로 다승왕을 거뒀다. 올시즌엔 기복을 보이며 교체 얘기까지 나왔지만 10승을 기록하며 5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178⅔이닝으로 이닝수로는 2019년(180⅓이닝) 이후 최다 이닝을 던지며 팀에 일조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열망도 가득하다. 2년전인 2021년 시즌 중 아들이 미국에서 태어났는데도 팀의 우승을 위해 가지 않고 뛰었을 정도다. 포스트시즌 통산 6경기에 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점 2.23의 좋은 성적표를 가지고 있다.
LG가 2차전에 최원태, 3차전 임찬규를 내세우는데 KT의 예상 선발이 2차전 윌리엄 쿠에바스, 3차전 웨스 벤자민 등 외국인 에이스라 LG로선 1차전을 승리해야 국내 선발들이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
올시즌 KT전엔 4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개막전서 5⅓이닝 8실점(6자책)의 충격적인 부진을 보였던 켈리였다. 두번째 대결인 7월 6일 잠실 경기서도 5⅔이닝 동안 7안타 5실점을 기록했다.
후반기에 좋았다. 9월 6일 수원 경기서는 7이닝 2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9월 27일 잠실경기서는 7이닝 동안 5안타 무4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LG로선 후반기에 보여준 KT전을 믿어야 할 듯.
|
시즌 막판 타구에 팔을 맞아 플레이오프 등판이 어려울 수도 있었다. 당시 충격으로 인해 통증이 어깨로 올라가면서 비상이 걸리기도. 다행히 3주간의 휴식기 덕분에 통증이 줄어 투구가 가능해졌고, 좋은 컨디션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었다.
고영표는 2021년 한국시리즈에선 불펜 투수로 나섰다. 그해 선발 투수로 11승을 올렸지만 이강철 감독이 한국시리즈에서는 그에게 불펜 임무를 맡긴 것. 확실하게 믿을 불펜 자원이 없다고 판단한 이 감독이 가장 안정적인 고영표에게 중간 계투 역할을 맡겼고 이는 대 성공으로 이어져 KT는 두산 베어스에 4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13승8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한 고영표는 이번엔 선발로 나섰으나 아쉬운 결과를 만났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승1패에서 3차전에 나선 고영표는 2⅓이닝 동안 6안타(1홈런) 5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되고말았다.
올해는 충분한 휴식을 통해 구위를 회복했고, 팀에 가장 중요한 경기서 승리투수가 되면서 이번에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3차전서 105개의 공을 뿌린 뒤 나흘 휴식 후 등판.
올해 LG전에선 성적이 좋지 못하다. 4경기(3선발)서 2패에 평균자책점이 7.36으로 9개구단 상대 중 가장 나쁘다. 5월 18일 잠실경기서 4⅔이닝 12안타 8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7월 26일 수원 경기에선 7이닝 4안타 1실점의 호투를 보였다. 9월 7일 수원 경기서 6이닝 10안타 6실점 패전.
2021년엔 6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1.73으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던 적이 있었기에 KT팬들로선 '어게인 2021'을 기대할 듯.
|
그런데 2023 한국시리즈는 1회부터 타격전으로 점수를 뽑았다.
1회초 선두 김상수가 중전안타를 뽑았고 곧바로 2번 황재균의 초구에 2루 도루를 했다. 이 감독이 잘 구사하는 히트앤드런 작전이 초구에 들어갔는데 황재균이 커브에 헛스윙을 했고, 2루로 달린 김상수는 포수 박동원의 송구가 뒤로 빠지며 3루까지 갔다. 무사 3루의 찬스에서 황재균이 유격수앞 땅볼을 쳤고, 그사이 김상수가 홈을 밟아 선취점을 뽑았다.
켈리는 동요하지 않았다. 3번 알포드를 한국시리즈를 위해 준비한 새 무기 139㎞의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고, 4번 박병호도 137㎞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LG가 곧바로 동점에 이어 역전까지 만들었다. 고영표에 강한 모습을 한국시리즈에서도 보여줬다. 선두 홍창기가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됐지만 2번 박해민이 우전안타 3번 김현수의 우전안타로 1사 1,3루가 만들어졌다. 여기서 아쉬운 실책이 나왔다. 4번 오스틴이 친 강한 타구가 수비 시프트로 2루 옆쪽에 있던 2루수 박경수 쪽으로 와 병살코스.
그런데 '수비장인' 박경수가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해 떨어뜨렸고, 다시 2루로 글러브 토스를 한 것도 유격수 김상수가 맨손으로 잡다가 놓쳤다. 모두 세이프. 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온 박해민도 2루를 보고 두팔 벌려 세이프를 선언하며 홈을 밟았다. 1-1. 이어진 1사 1,2루서 5번 오지환의 우전안타로 만루가 이어졌다. 자칫 빅이닝이 만들어지며 1회에 승부가 결정날 수도 있는 상황.
6번 문보경이 친 타구가 우측으로 크게 날아갔지만 우익수 희생플라이가 돼 2-1 역전. 7번 박동원은 3루수앞 땅볼에 그쳤다.
|
선두 5번 장성우가 3루수 문보경의 실책으로 출루하며 다시 흐름이 KT쪽으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6번으로 올라온 배정대의 좌전안타로 무사 1,2루서 7번 문상철의 타석. 이 감독은 문상철에게 희생번트 작전을 내렸고 문상철은 초구에 번트를 댔다. 그런데 타구가 바로 앞에 떨어지더니 멈췄다. 포수 박동원이 곧바로 잡고는 3루로 던졌고, 3루에서 공잡은 오지환이 1루로 던져 병살을 완성했다. 그런데 이때 2루로 갔던 배정대가 3루가 빈 것을 보고 3루로 달렸다. 번트 타구를 잡으려고 앞으로 달려왔던 문보경이 빠르게 3루로 돌아왔고 가까스로 태그아웃. 트리플 플레이, 삼중살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공식 기록은 문상철의 병살타와 배정대의 주루사.
LG도 2회말 득점 찬스를 만들었으나 한방을 치지 못했다. 선두 문성주가 유격수앞 땅볼에 그친 뒤 9번 신민재가 좌전안타로 출루했다. 1번 홍창기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 2아웃. 2번 박해민이 고영표의 몸쪽공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맞고 나갔다. 2사 1,2루의 찬스에서 김현수가 친 공이 1루수앞 땅볼이 됐다.
|
4회초 다시 KT에 환호와 탄식이 울렸다. 선두 2번 황재균과 3번 알포드가 연속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4번 박병호가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5번 장성우가 우중간 안타를 쳤다. 2루주자 황재균이 홈을 밟아 2-2 동점. 1루주자 알포드가 3루까지 진루했다. 이때 문제가 발생했다. 우익수 홍창기의 송구를 받은 유격수 오지환의 홈송구가 어이없게 옆으로 빠지고 말았다. 3루에 있던 알포드가 홈에 뛰어 들까 말까 백네트 쪽에 투수 켈리가 백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포기. 그런데 켈리가 포수 박동원에게 던진 공이 또 미트를 맞고 옆으로 빠졌다. 이때 알포드가 홈으로 뛰어들었다. 1루주자 오스틴이 홈 커버를 왔고 박동원의 토스를 받아 태그 아웃. 이어진 2사 2루서 배정대가 3루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결국 역전에는 이르지 못했다.
|
하지만 믿은 출루왕 홍창기가 1루수앞 땅볼에 그쳤고, 이어진 2사 2,3루서 박해민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큰 위기를 벗어난 고영표는 세리머니를 별로 하지 않는 그였지만 이번엔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멋진 세리머니를 펼치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KT는 5회초 문상철이 삼진, 박경수가 우익수 플라이, 조용호가 삼진을 당하며 삼자범퇴로 끝났다. LG는 5회말 4번 오스틴과 6번 문보경의 안타로 2사 1,2루를 만들었으나 박동원이 3구 삼진을 당하며 또한번 찬스를 날렸다.
1회만 해도 선발 투수가 5회까지는 던질 수 있을까 했는데 둘 다 6회에도 마운드에 섰다. 6회초엔 LG 수비수들이 켈리의 호투를 도왔다. 1사후 황재균의 안타성 타구를 2루수 신민재가 끝까지 쫓아가 밴트 레그 슬라이딩으로 잡자 마자 1루로 던져 아웃시키는 호수비를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이어 알포드의 타구는 왼쪽 구석으로 날아가 2루타가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좌익수 문성주가 전력질주해 따라오더니 슬라이딩으로 공을 잡아냈다. 모두가 감탄. LG 선수들 모두가 더그아웃 앞에서 문성주를 기다리며 그의 수비에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고영표도 6회를 잘 넘겼다. 8번 문성주를 우익수 플라이, 9번 신민재를 투수앞 땅볼, 1번 홍창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고퀄스'라는 별명 답게 첫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에서도 6이닝 7안타 1볼넷 1사구 3탈삼진 2실점(1자책)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
2루주자 장성우의 주루와 우익수 홍창기의 송구 대결. 홍창기의 송구가 조금 더 빨리 포수 박동원에게 도착했고, 결과는 아웃. 장성우가 세이프를 주장해 비디오판독이 이뤄졌고, 박동원의 미트가 장성우의 허벅지에 닿는 동안 장성우의 발이 홈플레이트에 닿은듯했다. KT 선수들이 모두 세이프를 주장했지만 비디오판독센터에서 들려온 판독 결과는 아웃이었다. KT 선수들은 이해할 수 없다며 더그아웃에 잠시 동안 그대로 서서 항의를 했으나 어쩔 수 없었다.
켈리는 6⅓이닝 동안 4안타만 내주고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로 1선발의 임무를 다했다. 이정용도 첫 한국시리즈 등판에서 위기를 잘 넘겼다.
|
LG는 8회초 두산시절 한국시리즈 세이브 경험이 있는 함덕주를 올렸다. 9번 조용호가 1루수 앞 땅볼, 1번 김상수가 유격수앞 땅볼로 잡혔으나 황재균이 중전안타를 치며 2사 1루. 알포드가 풀가운트 승부를 했으나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8회말에도 손동현이 그대로 버텼다. 그리고 LG는 오지환이 3루수 플라이, 문보경이 중견수 플라이, 박동원이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손동현은 2이닝 동안 22개를 던지며 무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46㎞의 빠른 직구에 LG 타자들이 전혀 반응을 하지 못했다.
|
9회초 마무리로 박영현이 등판했다. LG는 선두 8번 문성주가 친 타구가 박영현의 왼쪽 다리를 맞고 1루쪽으로 굴절됐다. 박영현이 끝까지 쫓아가 타구를 잡았고 마침 달려온 문성주를 태그아웃. 트레이너가 나와 체크한 뒤 박영현은 투구를 이었다. 신민재는 2루수앞 땅볼.
출루왕과 홀드왕의 마지막 대결. 박영현이 헛스윙 삼진을 잡으며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손동현이 한국시리즈 첫 승리투수가 됐고, 박영현은 데뷔 첫 한국시리즈 세이브를 챙겼다.
|
염 감독은 실책에 대해 "득점하고 크게 연결된 부분이 없어서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안던져야할 공들을 던지면서 실책들이 일어났다. 내일 경기에서 충분히 커버될 수 있는 부분이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
문상철의 2회초 삼중살이 된 번트는 작전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 감독은 "거기서 누가 번트 사인을 내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본인이 좀 의외로 역으로 한거 같다"고 했다. 이어 "1회에 영표 공을 보고 1점 싸움은 아니라고 봤기 때문에 배정대와 문상철에게 번트를 대지 않고 공격적으로 쳐라고 한 것이다"라고 설명을 이었다. 이 감독은 "만약에 경기에서 졌다면 내가 사인을 냈다고 하려고 했다. 그런데 상철이가 잘해서 사실대로 말해도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 같다"고 웃었다.
|
삼중살에 대해서는 "사실 사인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힌 문상철은 "내 생각엔 빨리 동점을 만들기 위해 번트를 댔다"라고 했다. 이어 "결과가 좋지 않아 마음이 무거웠는데 형들이나 코치님들에 한개만 치면 된다고 나에게 찬스가 올거라고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물론 쉽게 잊혀지지 않았지만 빨리 비워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
정규리그에서 꼴찌에서 2위의 기적을 만들었던 KT 위즈가 플레이오프에서도 2연패 뒤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KT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0-2로 뒤지다가 5회말 대타 김민혁의 극적인 2타점 2루타로 2-2 동점을 만든 뒤 6회말 박병호의 땅볼로 결승점을 얻었고, 손동현-박영현-김재윤으로 이어지는 막강 불펜으로 NC 타선을 막아내 3대2로 승리를 거뒀다.
역대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 한 경우는 17번. 이 중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단 두번으로 확률은 11.8%에 불과했다. 그 11.8%의 희박한 확률을 '기적의 팀' KT가 뚫어낸 것. 1996년 현대, 2009년 SK에 이어 KT가 세번째로 그 기적을 이룬 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KT는 2021년 정규리그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뒤 두번째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게 됐다. 지난 2018년부터 이어온 2위팀 탈락의 저주도 끊어냈다.
이번 플레이오프 MVP는 KT 중간 투수 손동현이 선정됐다. 5경기 모두 등판해 7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기자단 투표에서 71표 중 54.9%인 39표를 받았다. 손동현은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배정대가 17표, 쿠에바스와 박영편이 5표씩, 김민혁이 3표, 장성우가 2표를 얻었다.
|
NC는 라인업에 변화가 있었다. 서호철이 2번으로 올라오고 마틴이 6번으로 내려간 것. 손아섭(지명타자)-서호철(3루수)-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권희동(좌익수)-마틴(중견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9명의 주전은 그대로인데 타순만 바꾼 것. 5차전 선발이 불발된 페디는 대신 중간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 감독이 밝혀 페디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2차전 선발 맞대결을 펼쳤던 KT 벤자민과 NC 신민혁의 두번째 대결. 1∼4차전 모두 선취점을 뽑은 팀이 모두 이겼기 때문에 이번 경기도 어느 팀이 선취점을 뽑느냐가 중요했다.
초반은 투수전이었다. 1,2회는 두 팀 모두 삼자범퇴로 이렇다할 공격을 하지 못하며 오히려 더 긴장감이 높아졌다.
이런 투수전에서 승부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홈런, 볼넷, 실책. 이날의 첫 방향타는 실책이었다.
3회초 1사후 8번 김형준과 9번 김주원이 유격수 김상수의 연속 실책으로 출루해 무사 1,2루의 행운의 찬스를 만들었다. 곧바로 1번 손아섭이 좌전안타를 쳐 1사 만루의 찬스를 만들었고 2번 서호철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선취점을 뽑았다. 1-0.
|
그런데 갑자기 흐름이 바뀌었다. 5회말 4번 박병호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KT는 13명 연속 범타를 기록했는데, 5번 장성우가 고대하던 첫 안타를 쳤다. 우월 2루타. 이어 문상철이 좌전안타로 1,3루를 만들었다. 절호의 찬스가 오자 이 감독은 오윤석 타석에 대타 김민혁을 기용했다. 김민혁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가운데로 몰린 128㎞의 체인지업을 우익선상 2루타로 날렸다. 1루주자 문상철마저 전력질주해 홈으로 들어와 2-2 동점.
NC는 더이상 흐름을 내주면 안된다는 판단에 신민혁을 내리고 곧바로 왼손 김영규를 올렸다. 김영규가 배정대와 조용호를 삼진으로 잡아내 불을 껐다.
KT가 6회말 한국시리즈로 가는 결승점을 뽑았다. 실책 2개로 선취점을 내줬던 선두 김상수가 우중간 안타를 치며 이날 처음 선두 타자 출루를 이루며 기회를 만들었다. 곧바로 NC는 류진욱으로 투수 교체. 하지만 2번 황재균의 우중간 안타에 3번 알포드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가 찾아왔다. 박병호가 초구 145㎞의 직구를 친 것이 2루수 정면. 2루수 박민우는 홈이 아닌 2루를 택했고 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그사이 3루주자 김상수가 홈을 밟아 3-2 역전에 성공했다.
|
KT는 8회초 홀드왕 박영현이 올라와 3번 박민우를 2루수앞 땅볼, 4번 박건우를 우익수 플라이, 5번 권희동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마지막 9회초. KT는 마무리 김재윤을 올렸다. 마틴을 1루수 파울 플라이, 오영수를 우익수 플라이, 마지막 타자 김형준이 친 타구를 자신이 잡아 1루로 던져 경기를 끝냈다. LG와 한국시리즈에서 붙을 팀이 KT로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상황에 따라 불펜으로 등판이 가능하다고 했던 페디는 경기 중에 불펜으로 이동해 등판 가능성이 보이기도 했지만 리드를 당하면서 끝내 등판하지 않았다. 경기 후 강 감독은 "움직여봤는데, 상황이 어렵다는 의사를 표시해서 투입하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
결국 5차전이다. KT 위즈가 홈에서 당한 2연패를 원정에서 2연승으로 되갚아주며 승부를 마지막 5차전까지 이었다.
KT는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서 3홈런-14안타-11득점을 만든 타선의 대폭발과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투혼의 6이닝 무실점 호투로 11의2 대승을 거뒀다.
KT는 그동안 막혔던 타선이 시원하게 터지면서 5차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홈런 2개 등 9안타를 초반에 집중시켜 4회까지 8-0의 여유있는 리드를 잡아 경기를 쉽게 끌고 갔다.
쿠에바스는 1차전의 부진을 놀라운 '기적투'로 자신이 승률 100% 투수임을 입증했다. 5회까지 안타나 볼넷도 주지 않고 실책 하나로 출루시킨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8-0의 큰 리드 속에 6이닝 동안 단 1안타만 내주고 무4사구에 3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 4차전 MVP가 되며 100만원 상금도 받았다
NC는 선발 송명기가 초반에 무너졌고, 두번째 투수로 준비한 이재학마저 KT 타선을 막지 못한데다 타자들도 쿠에바스를 전혀 공략하지 못해 초반에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
KT는 처음으로 주전 멤버가 교체됐다. 2루수박경수가 빠지고 오윤석이 들어왔다.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오윤석(2루수)-배정대(중견수)-조용호(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오윤석이 들어오면서 7번으로 포진됐고, 7번이던 조용호가 9번으로 내려갔다. 박경수는 7회말 선두 마틴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한 뒤 1루로 정확히 송구해 잡아내면서 여전한 수비 실력을 뽐냈다. 하지만 그 수비 여파로 인해 내전근이 딱딱해져 선발 출전이 어려워졌다.
KT가 이번엔 첫 득점 기회에서 선취점을 뽑았다. 1회초 선두 김상수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송구가 뒤로 빠지며 김상수는 3루까지 안착. 3번 알포드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3루서 4번 박병호가 우측 담장을 직접 때리는 안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진 1,3루서 5번 장성우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0. 얕은 플라이 볼이였으나 알포드의 적극적인 대시로 1점을 더 얻었다.
1회말 NC는 손아섭이 3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것이 6회초 손아섭이 안타를 칠 때까지 유일한 출루였다. 그사이 아무도 쿠에바스 앞에서 출루하지 못했다.
|
선발 송명기의 피칭은 여기까지 였다. 강인권 감독이 빠르게 두번째 투수 이재학을 올렸다.
하지만 이재학이 1번 김상수 타석 때 폭투를 하는 바람에 KT는 손쉽게 추가점을 뽑았다. 3-0. 김상수의 볼넷으로 1사 1,3루가 이어졌고 2번 황재균의 좌익선상 2루타로 1점을 더 얻었다.
3회초에도 또 2점을 더했다. 선두 5번 장성우의 안타에 이어 6번 문상철이 투수앞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서 7번 오윤석의 행운의 안타가 나왔다. 가운데로 친 타구가 중견수와 2루수 유격수 사이로 떨어진 것. 장성우가 홈을 밟았고, 이때 오윤석이 2루까지 달렸다. 유격수와 2루수가 타구를 잡으러 가는 바람에 2루가 비어있었는데 2루 커버를 가야할 1루수 오영수가 2루주자의 홈 대시에 대비해 2루와 마운드 사이에서 중계 플레이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2루가 빈 것을 본 오윤석이 빠르게 2루까지 달려 1사 2,3루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8번 배정대의 2타점 중전안타로 6-0이 만들어졌다.
|
알포드의 솔로포로 11-0까지 앞서나간 KT는 조금 방심했고, NC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했다. 7회까지 22이닝 무득점에 빠져있던 NC는 상대 투수 주권을 상대로 오영수의 2루타와 서호철의 좌전안타타, 박세혁의 적시타로 드디어 1점을 뽑았다. 손아섭의 좌전안타로 1점을 더했다.
KT는 9회말 엄상백이 등판했다. 1차전서 생갭다 구속이 나오지 않았던 엄상백은 김성욱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3명의 타자를 범타 처리하고 경기를 끝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를 찍었다.
|
KT 위즈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KT는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서 선발 고영표의 6이닝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에 배정대의 선제 투런포와 문상철의 쐐기 솔로포로 3대0의 완승을 거뒀다.
KT는 역대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17번 중 단 2번밖에 없던 2연패 뒤 3연승의 역전승의 희망을 안게 됐다.
KT의 기적을 살린 인물은 고영표였다. 6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만 허용했고, 2개의 볼넷을 내준 고영표는 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안타도 단타 3개였고, 아무도 2루를 밟지 못했다.
고영표에 이어 7회 손동현-8회 박영현-9회 김재윤의 'KT 공식 필승조'가 나와 경기를 마무리지으며 KT의 플레이오프 첫 승이 완성됐다. 배정대가 속죄의 홈런포에 호수비까지 선보였다. 2회초 이 감독이 바라던 선제 투런포를 날렸고, 4회말엔 권희동의 행운의 안타성 타구를 달려와 슬라이딩 캐치를 하며 1차전의 캐치 미스에 대한 아쉬움을 날렸다. 부상으로 빠진 강백호 대신 지명타자로 들어간 문상철은 1차전서 페디를 상대로 홈런을 치더니 이날도 7회초 쐐기 솔로포를 때려내며 존재감을 확실히 보였다.
NC는 태너가 6이닝 2실점의 예상외의 호투를 펼쳤으나 타선이 침묵하며 패했다. 이날 창원NC파크는 1만7400명 매진을 기록했다.
|
KT 이강철 감독은 2차전 라인업을 그대로 3차전에 기용했다. 상대가 오른손 투수이든 왼손 투수이든 상관 없이 현재의 라인업이 베스트 라인업이라고 볼 수 있는 것.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조용호(우익수)-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1회초 1번 김상수의 우중간 안타에 2번 황재균의 우전안타로 무사 1,3루의 천금같은 기회를 만든 KT는 그러나 3번 알포드가 헛스윙 삼진, 4번 박병호가 헛스윙 삼진을 당하더니 5번 장성우가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되며 허무하게 찬스를 날렸다.
2회초 드디어 고대하던 선취점이 나왔다. 선두 6번 문상철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7번 조용호가 행운의 중전안타를 쳤다. 이어 8번 배정대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포를 날렸다. 볼카운트 1S에서 2구째 122㎞의 낮은 스트라이크존에 온 슬라이더를 가볍게 받아쳤고 타구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 관중석에 꽂혔다. 1차전 만루홈런에 이은 이번 플레이오프 2번째 홈런포. 2-0. KT가 이번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앞서는 순간이었다.
|
이후 예상외로 두 팀은 투수전을 펼쳤다. 태너는 6이닝 동안 105개의 공을 뿌리며 5안타(1홈런) 2볼넷 7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배정대에게 맞은 홈런이 '옥에 티'이자 유일한 실점이 되고 말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 때는 조기강판 당했으나 오히려 타선이 터졌는데 이번엔 태너가 잘던지니 타선이 침묵해 0-2로 뒤진 상태에서 내려왔고 결국 패전투수가 됐다.
고영표는 6회말 선두 9번 김주원에게 3루수 내야 안타를 내줬으나 손아섭을 삼진으로 잡았고, 이어 김주원의 2루 도루를 잡아냈다. 박민우에게 볼넷을 줬지만 박건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자신의 피칭을 마무리했다. 고영표는 6이닝 동안 105개를 던져 3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승을 자신의 아들 생일에 기록하는 잊지 못할 추억을 갖게 됐다.
|
KT는 7회말부터 필승조를 가동했다. 7회에 손동현이 올라와 마틴을 2루수앞 땅볼, 권희동을 3루수앞 땅볼, 오영수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데뷔 첫 포스트시즌 홀드를 기록.
8회말엔 홀드왕 박영현이 올라왔다. 7번 서호철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고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금메달을 일군 8번 김형준을 삼진으로 처리. 9번 김주원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지만 1번 손아섭을 1루수앞 땅볼로 처리하며 홀드를 기록했다.
9회말엔 마무리 김재윤이 선두 박민우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박건우를 2루수 플라이, 마틴을 헛스윙 삼진, 권희동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경기를 끝냈다.
|
NC 다이노스가 파죽의 2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NC는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 선발 신민혁의 호투와 박건우의 투런포, 9회말 마지막 위기에서 유격수 김주원의 기적같은 다이빙 캐치를 앞세워 3대2의 승리를 거뒀다. 역대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을 거둔 팀은 17번 중 15번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진출 확률 88.2%다.
이날 승리로 NC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6연승을 달렸다. 여기에 2020년 한국시리즈 3연승까지 더해 포스트시즌 9연승을 달린 NC는 1987년~1988년 해태가 기록한 9연승과 타이기록을 세웠다. 무려 35년만에 해태왕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KT는 2연패에 빠지며 2위 팀으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음에도 탈락 위기에 몰렸다. 최근 4년 연속 2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한 '2위팀의 저주'에 KT도 몰리게 됐다.
KT는 1차전 패배에도 9명의 선발 라인업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냈다. 2차전에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조용호(우익수)-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9명의 선발은 그대로인데 문상철과 조용호의 타순을 바꾼 것만 다르다.
NC도 좋은 기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서호철(3루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순으로 1차전과 같은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
그런데 NC의 불방망이는 선취점을 놓치지 않았다. 그것도 1회초 시작하자마자 벼락같은 홈런으로 KT의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었다. 1사후 2번 박민우의 중전안타에 3번 박건우가 좌월 선제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벤자민의 초구 139㎞의 몸쪽 커터를 기다렸다는 듯이 휘둘렀고 맞는 순간 홈런이었다. 2-0.
3회초 NC가 추가점을 뽑았다. 선두 9번 김주원의 우중간 3루타로 무사 3루서 1번 손아섭의 1루수앞 땅볼 때 1루수 박병호가 이를 뒤로 빠뜨리는 바람에 김주원이 홈을 밟았다. 3-0.
KT는 6회초 투수를 교체했다. 벤자민의 5회까지 투구수가 82개였으나 여기까지였다. 5회초 김주원의 타구에 허벅지를 맞은 여파가 있었다. 손동현으로 교체됐다. 벤자민은 5이닝 동안 82개의 공을 뿌리며 4안타(1홈런) 무4사구 2탈삼진 3실점했다. 벤자민은 최고 149㎞의 직구를 39개, 커터 21개, 슬라이더 18개, 체인지업 3개, 투심 1개를 뿌리며 NC 타선과 대결을 했고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장타 2개를 허용한 것이 뼈아팠다.
신민혁은 완벽했다. 6회까지 단 1안타만 허용하고 무4사구 무실점을 기록하며 KT 타선을 꽁공 묶었다.
7회말 NC 신민혁에게 완벽하게 막혔던 KT에 7회말 행운의 기회가 찾아왔다. 1사후 3번 알포드의 볼넷과 4번 박병호의 3루수앞 땅볼 때 3루수의 2루송구를 2루수 박민우가 포구 실책을 해 1사 1,2루가 됐다. NC도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투수를 류진욱으로 교체. 장성우가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류진욱의 147㎞의 직구에 방망이를 돌렸는데 타구가 투수 류진욱에게 돌아갔다. 2루로 던져 1루로 이어지는 병살타. 3-0의 NC 리드가 이어졌다.
|
9회말 박병호의 중전안타에 장성우의 우중간 안타로 무사 1,3루의 천금같은 찬스가 만들어졌다. 동점에 역전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 문상철이 1S에서 기습적인 스퀴즈번트를 시도했으나 파울, 이어 삼진, 대타 김준태는 풀카운트 승부끝에 루킹 삼진으로 2아웃. 이때 1루 대주자 정준영이 2루까지 갔다. 배정대의 고의4구로 2사 만루에서 오윤석이 친 타구가 좌측의 안타성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김주원이 날았고 끝내 잡으며 떨어졌다. 비디오 판독 결과도 아웃
이용찬은 1⅓이닝 동안 4안타에 1볼넷을 내줬지만 무실점을 하며 세이브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
NC 다이노스의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꼴찌에서 2위의 기적을 만든 KT 위즈마저 무너뜨리며 포스트시즌 5연승을 내달렸다.
NC는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부상에서 돌아온 에이스 에릭 페디의 6이닝 13탈삼진 1실점의 호투와 13안타를 터뜨린 타선의 폭발로 9대5의 승리를 거뒀다. 역대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른 경우는 32번 중 25번으로 78.1%였다.
최초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NC 에릭 페디와 12승 무패 승률 100%의 승률왕 윌리엄 쿠에바스가 올해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치는데 그 무대가 플레이오프 1차전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렸다.
10일 두산과의 시즌 최종전 이후 19일의 휴식을 가진 KT는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조용호(우익수)-문상철(지명타자)-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NC는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서호철(3루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
2회초엔 선두 7번 오영수가 쿠에바스로부터 홈런을 날렸다. 풀카운트에서 6구째 149㎞의 바깥쪽 높은 직구를 밀어쳤고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2-0.
3회초엔 수비가 쿠에바스를 도와주지 못했다. 3회초 선두 2번 박민우가 평범한 내야 플라이를 쳤는데 3루수 황재균이 이를 잡지 못했다. 아쉬워하고 있는 찰나. 3번 박건우의 빠른 타구가 3루 선상을 타고 좌측 외야로 갔다. 좌익수 알포드가 타구를 쫓아가는 사이에 1루주자 박민우가 전력질주해 홈까지 파고들었다. 3-0. 마틴의 2루수앞 땅볼로 1사 3루. 권희동의 우전안타로 4-0이 만들어졌다.
KT의 분위기가 땅으로 떨어지고 있을 때. KT에서도 한방이 터졌다. 3회말 선두 7번 문상철이 벼락같은 홈런을 때려냈다.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153㎞의 바깥쪽 투심을 밀어친 것이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이어 8번 배정대가 친 것이 내야안타가 되며 KT의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하지만 9번 박경수가 삼진, 1번 김상수가 유격수앞 땅볼, 2번 황재균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빠르게 식었다.
|
페디는 굳건했다. 5회말 잠시 소동이 있었다. 1사후 페디가 전 타석에서 홈런을 허용했던 문상철과 풀카운트 승부끝에 7구째 볼넷을 허용했는데 이때 이민호 주심의 볼 판정에 강하게 항의를 했다. 이 주심이 이에 마운드쪽으로 올라가자 강인권 감독이 달려나와 주심을 말리는 등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이후 김수경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가 페디를 진정시켰는데 KT 이강철 감독이 강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갔고, 이후 김 코치가 또 올라갔으니 코칭스태프가 두번 그라운드로 들어갔으니 페디를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 주심은 강 감독이 투수에게 간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온 것이라고 해 일단락.
페디는 이후 대타 이호연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처음으로 2사 1,2루의 득점권 위기를 맞았지만 1번 김상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6회말 황재균과 박병호까지 삼진을 잡아낸 페디는 예전 선동열과 플렉센이 기록한 11개를 넘어 12개의 탈삼진으로 플레이오프 한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작성했다.
자신이 던지는 구종 중 가장 느린 최고 139㎞의 스위퍼를 49개로 가장 많이 던졌다. 최고 155㎞의 투심을 37개, 145㎞의 체인지업을 7개, 147㎞의 커터를 5개 구사했다.
KT는 9회말 박병호의 2루타와 정준영의 내야안타, 문상철의 볼넷으로 2사 만루의 마지막 기회를 만들었고, 끝내 NC의 마무리 이용찬을 마운드로 끌어냈다. 그리고 배정대가 초구를 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