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외국인 타자도 알아서 팀배팅, 이러니 질 수가 없지.
마운드보다는 타선의 힘. KT 이강철 감독도 1차전을 앞두고 "NC 타자들이 너무 잘 쳐 걱정이 됐다"고 했는데, 그 상승세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렇다고 NC 타자들이 미친 듯 뻥뻥 치는 것도 아니다. 홈런은 KT가 2개로 더 많았다. 선수들의 스타일로 봐도, 박병호와 알포드 같은 거포도 없다. 그런데 왜 무서운 걸까.
팀배팅이다. NC 타자들은 이번 가을 욕심을 버리고 '툭툭' 가벼운 스윙을 하고 있다. 박건우가 3회 잡아당긴 1타점 2루타 정도를 제외하고는, NC 타자들의 적시타는 거의 밀어치는 타구가 많았다. 박건우도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받아친 타격이었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서호철 만루포도, KT전 오영수 홈런도 크게 노린 게 아니었다. 곽빈, 쿠에바스 빠른공 투수들에 대비해 스윙을 간결하게 한 게 오히려 장타로 이어진 경우다.
NC는 1, 2, 3번에 국가대표 출신 최강 교타자들이 배치돼있다. 손아섭, 박민우, 박건우는 놔두면 알아서 야구를 하는 선수들이다. 경기 중요성, 상대 투수 성향 등을 고려해 맞춤형 타격을 해버린다. 제 아무리 공이 빠른 쿠에바스라도, 이렇게 컨택트 위주의 스윙을 하니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하위 타순에 김형준, 김주원 등 힘 좋은 신예들을 배치한다. '너희는 마음껏 휘둘러라' 모드다. 그러다 걸리면 '땡큐'다. 상대 마운드가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타자가 없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4번 역할을 하는 외국인 타자 마틴이었다. 3회 박건우의 적시타가 터진 후 이어진 무사 2루 기회. 3-0 리드 상황에서 추가점이 필요했는데 4번, 외국인 타자가 욕심내지 않고 1-2루 간으로 타구를 의도적으로 당겨쳤다. 박건우를 3루로 보내겠다는 의지였다. 그리고 베테랑 권희동이 우측으로 툭 밀어치는 안타를 치며 쿠에바스를 무너뜨렸다. NC의 완벽한 '흐름 야구'였다.
KT전 영웅 오영수는 "팀 분위기가 좋으니 그런 팀배팅도 알아서 나오는 것 같다. 선수들이 어떻게라도 살아나가겠다는 집념을 보이고, 어떻게라도 이기겠다는 마음이 그런 팀배팅도 나오는 것 같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