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홈런 쳐달라" 키플레이어 지목→타율 0.220 '커리어로우'…'35세 거포' 가을 휴식 반납, 절치부심 명예회복 나선다

경기 종료 후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두산 이승엽 감독과 김재환. 포항=송정헌 기자[e-mail]

두산 김재환. 잠실=박재만 기자[e-mail]/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끝내 응답하지 않은 '키플레이어'. 휴식도 반납하며 내년을 기약했다.

두산 베어스는 31일부터 11월 말까지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마무리캠프에 돌입한다.

마무리캠프는 보통 준주전급 선수 혹은 연차가 낮은 선수들도 진행된다.

주전급 선수들이나 베테랑 선수의 경우 한 시즌 꾸준하게 경기에 나섰던 만큼, 훈련보다는 휴식 및 회복이 필요한 시기다. 반면, 젊은 선수의 경우 비시즌 개인 훈련을 위한 초석을 닦기 위한 기간으로 삼는다.

이번에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참가하는 곽빈과 최승용을 비롯한 회복조 투수 9명가 잠실구장에서 컨디셔닝을 진행하는 한편, 총 45명이 참가하는 두산 마무리캠프에서도 젊은 선수 및 백업 선수들이 주를 이뤘다.

예외도 있었다. 올해로 16년 차를 맞는 김재환(35)도 마무리캠프 명단에 참가한다.

김재환은 올 시즌 이승엽 두산 감독이 시즌 내내 '키플레이어'로 꼽았던 선수.

입단 당시부터 남다른 파워로 주목을 받았던 김재환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잠재력을 폭발했다. 2016년 37홈런을 시작으로 3년 연속 35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냈다. 2018년에는 44개의 홈런으로 홈런왕에 올랐다.

이후부터 다소 홈런 페이스가 주춤하기는 했지만, 2020년부터 2022년까지 20개 이상의 아치를 그리며 홈런 타자로서 자존심을 지켜왔다.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두산전. 1회말 1사 2, 3루 김재환이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e-mail]/

올해 두산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 감독은 취임식날 김재환과 면담을 하며 30홈런 이상을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재환이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준다면 양의지 양석환 등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결과적으로 올 시즌 김재환은 2016년 이후 가장 아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타율은 2할2푼에 그쳤고, 홈런도 간신히 10개를 채웠다. 이 감독은 전반기와 후반기 모두 키플레이어로 "김재환이 해줘야 한다"고 반등을 바랐지만, 시즌 막바지 부상까지 겹치면서 결국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쳐야만 했다.

노력이 없던 건 아니었다. 경기를 마치고 고토 고지 타격코치와 따로 남아서 나머지 훈련을 할 정도로 김재환 자신도 반등이 간절했다.

아쉬움은 휴식 반납으로 이어졌다. 두산 관계자는 "감독님과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마무리캠프 합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김재환이 합류 의사를 밝히면서 캠프 참가가 확정됐다"고 했다.
이종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