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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오늘도 못 나갈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가 라인업에 들어간 걸 보고 '한 번 해보자' 마음을 먹었죠."
하지만 NC에는 또 다른 '히든카드' 오영수가 있었다. NC 강인권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활발한 공격이 필요한 경기다. 그래서 1루수 고민을 하다 오영수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정규시즌 KT를 상대로 7경기 3할8푼1리로 강했던 데이터를 믿어보기로 한 것이다.
7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영수는 1-0으로 앞서던 2회 선두타자로 나와 KT 최강 선발 쿠에바스를 상대로 천금의 솔로포를 터뜨렸다. 홈런과 9회 1타점 쐐기타 포함,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의 영웅이 됐다.
오영수는 이번 가을야구 '플래툰 시스템' 속에 경기를 출전하고 있다. 수비가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경기는 1루수로 도태훈이 나간다. 반대로 공격이 필요할 때는 오영수다. 강인권 감독의 용병술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는 이번 가을이다.
이 전법이 오영수의 승부욕을 끌어올렸다. 오영수는 "사실 플래툰 시스템이 속상하지는 않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고 하면서 "1차전은 당연히 (도)태훈이 형이 나갈 거로 생각했다. 선발이 페디였기 때문이다. 에이스 등판 경기 수비가 중요하다. 그런데 라인업에 내 이름을 봤다. '잘해봐야지' 마음을 먹는 계기가 됐다"고 고백했다.
오영수는 이어 "포스트시즌에서 팀 성적은 계속 좋지만, 나는 찝찝했다. 개인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팀에 도움이 돼 다행이다. 감독님께서 늘 자신있게 스윙하라고 말씀해주신다. 나를 믿어주신다. 늘 죄송했는데, 조금 만회를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영수는 특급 에이스 쿠에바스를 상대로 친 홈런에 대해 "한 번도 상대해본 적이 없었다. 빠른 공, 체인지업의 위력이 좋다고 해 준비를 철저히 했다. 타석에 들어섰는데, 유난히 컨디션이 좋더라. 공도 잘 보이고 자신감도 있었다. 오늘은 내 스윙을 한 것 같다"며 기뻐했다. 오영수는 풀카운트 상황서 쿠에바스의 149km 바깥쪽 빠른 직구를 완벽한 타이밍에 밀어쳤다. 아름다운 스윙이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