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KT의 PO 1차전, 5회말 2사 1,2루 NC 페디가 KT 김상수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친 후 환호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30/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KT의 PO 1차전, 5회말 NC 페디가 KT 문상철에 던진 투구가 볼로 선언되자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30/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1차전. NC 페디가 역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0.30/
[수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확실했던 '에이스 대우'. 37년 만에 KBO리그에 나타난 '괴물투수'는 첫 가을 야구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NC 다이노스의 가장 큰 화두는 에릭 페디(30)의 등판 시점이었다.
페디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활약했다. 30경기에서 21차례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의 초특급 성적을 남겼다. 탈삼진도 209개를 잡아내며 역대 4번째 투수 3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을 차지했다. 20승과 200탈삼진 동시 달성은 1986년 해태 선동열 이후 37년 만으로 역대 5번째 기록이다.
페디의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은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전. 3~5위 다툼을 펼치던 NC는 19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3위 확보를 위해 페디를 올렸다.
KIA전에 패배하면서 NC의 모험은 실패로 끝났다.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KT의 PO 1차전, NC가 9대5로 승리했다. 1차전 데일리 MVP 페디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30/
정규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비해야 했다. 더 큰 손해도 있었다. KIA전에서 페디가 고종욱이 친 타구에 오른팔을 맞았다. 와일드카드는 물론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페디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 투수로 예정돼 있지만, 불펜 피칭 후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결국 추가 휴식을 결정했다. 전화위복이 됐다.
파죽의 4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빠르게 진출하며 페디는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이 가능해졌다.
2주의 기다림. 보람이 있었다. 완벽하게 보답했다. 최고 155㎞ 투심(37개)을 비롯, 주무기인 스위퍼(49개), 체인지업(7개), 커터(5개)를 두루 섞어 KT 타선을 6이닝 3안타(1홈런) 1볼넷 12탈삼진 1실점으로 완벽하게 봉쇄했다.
3회 3S1B에서 선두타자 문상철에게 던진 153㎞ 투심이 우측 담장을 넘어간 것이 딱 하나의 실투였다. 4회에는 앤서니 알포드-박병호-장성우로 이어진 KT 클린업트리오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포효했다.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1차전. 5회말 1사 KT 문상철과 풀카운트 승부 끝 볼넷을 허용한 NC 선발 페디가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강하게 어필하자 달려나온 강인권 감독이 상황을 정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0.30/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1차전. 5회말 1사 KT 문상철과 풀카운트 승부 끝 볼넷을 허용한 NC 선발 페디가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0.30/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1차전. 5회말 1사 KT 문상철과 풀카운트 승부 끝 볼넷을 허용한 NC 선발 페디가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0.30/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1차전. 5회말 1사 KT 문상철과 풀카운트 승부 끝 볼넷을 허용한 NC 선발 페디가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강하게 어필하자 달려나온 강인권 감독이 상황을 정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0.30/
5회말 NC 벤치를 놀라게 한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5회말 문상철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풀카운트에서 바깥쪽 꽉 찬 공이 볼 판정을 받자 격한 제스처로 불만을 표시했다. 일구 일구에 초집중 하던 상황.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주심도 발끈했다. '일촉즉발'의 상황. 강 감독이 덕아웃을 박차고 전광석화 처럼 뛰쳐나와 이민호 구심의 앞을 막아섰다. 퇴장 조치를 막기 위한 다급함이 느껴졌다. 그만큼 NC에게 페디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선수였다.
강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페디가 흥분하는 모습이 보였다. 앞서고 있는 상황인데 투수가 흥분하는 건 좋지 않았다고 봤다. 내가 막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페디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이기도 하고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감독님이 나와서 진정시켜줬다. 주심도 어려운 직업인 걸 알고 이런 부분을 생각하니 진정됐다"고 했다.
한 차례 소란이 정리된 뒤 NC는 김수경 투수코치가 올라가 페디의 호흡을 정리하도록 했다. 그러자 이강철 KT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격렬하게 항의했다.
규칙상 두 번 마운드에 방문하면 투수를 교체해야 하는 만큼, 페디를 내려야한다는 주장이었다. 심판진은 "감독이 올라온 건 마운드로 간게 아니라 심판인 나에게 온 것으로 간주를 했다"고 설명했다. KT 역시 관심사는 오로지 페디였다.
페디는 잠시 흔들렸다. 이호연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았다. 김상수를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호투 행진도 이어갔다.
플레이오프 신기록도 세웠다. 5회 위기를 극복한 페디는 6회말 2사 후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12개째 삼진을 기록하며 임무를 마쳤다. 플레이오프 역대 최다 탈삼진. '포스트시즌의 상징' 박병호를 3타석 연속 삼진 처리하고 3루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페디를 향해 3루측 NC팬들은 '페디'를 큰 소리로 연호했다.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KT의 PO 1차전, 5회말 2사 1,2루 NC 페디가 KT 김상수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친 후 환호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30/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KT의 PO 1차전, 5회말 2사 1,2루 NC 페디가 KT 김상수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친 후 환호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30/
에이스 등판에 타자들은 일찍부터 집중력을 발휘하며 힘을 냈다. 올 시즌 12승 무패를 기록한 윌리엄 쿠에바스를 3이닝 7실점(4자책)으로 무너뜨리며 일찌감치 대승 분위기를 만들었다.
에이스 페디 호투와 화력 폭발을 앞세운 NC는 결국 9대5로 승리하며 1차전을 잡았다. 이번 가을야구 5연승째. 식을 줄 모르는 파죽의 신바람 행진이다.
역대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확률은 78.1%(총 32회 중 25차례)다. 수원=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