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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로만 148억 번 특급 3루수, 믿을 수 없는 '이지 플라이' 실책...재앙의 시작이었다[PO1 승부처]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3-10-30 21:23 | 최종수정 2023-10-31 00:01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KT의 PO 1차전, 3회초 KT 3루수 황재균이 NC 박민우의 플라이 타구를 놓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30/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1차전. 4회초 무사 1루 NC 김주원의 보내기 번트 때 KT 쿠에바스 송구가 김상수 글러브 옆으로 빠지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0.30/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1차전. 4회초 2사 1,2루 NC 권희동이 타구를 KT 배정대가 포구에 실패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0.30/

[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런 쉬운 플라이를 놓칠 선수가 아닌데….

리그 최고의 3루수와 중견수라 믿기 힘들었던 장면.

KT 위즈에 긴 휴식이 독이 된 듯한 경기 내용이었다. 눈을 의심케 하는 실책 속에 KT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자멸하고 말았다.

KT는 3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대9로 패했다.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 78.1%가 걸렸던 중요한 첫 판, 팽팽한 승부가 예상됐다. 양팀이 특급 에이스 쿠에바스(KT)와 페디(NC)를 선발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반 흐름은 예상 밖이었다. 1회부터 NC가 쿠에바스를 두들기며 선취점을 냈다. 2회초에는 오영수의 깜짝 솔로포까지 터졌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쿠에바스도 사람이니 긴장을 했을 수 있고, 충분히 줄 수 있는 점수였다. 페디가 아무리 좋은 공을 던진다 해도, 2점이면 남은 이닝이 많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었다.

진짜 사고는 3회초 터졌다. NC 선두 박민우의 타구가 3루 쪽에 높게 떴다. 프로 선수라면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이지 플라이'였다.


그런데 무슨 일이었을까. 3루수 황재균이 이 평범한 타구를 놓치고 말았다. 국가대표 출신, FA 계약으로만 무려 148억원을 번 산전수전 다 겪은 리그 최고 3루수의 실수라고는 믿기 힘든 장면이었다. 안 그래도 초반 실점에 불안하던 쿠에바스와 KT 선수들 힘이 쭉 빠지는 장면이었다.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1차전. 3회초 무사 1루 NC 박건우 안타 때 박민우가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0.30/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1차전. 3회초 무사 1루 NC 박건우가 적시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0.30/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1차전. 4회초 2사 1,2루 NC 권희동이 적시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0.30/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곧바로 박건우의 좌익선상 1타점 적시 2루타가 터졌다. 권희동의 추가 적시타까지 이어지며 NC는 환호했다. 순식간에 점수는 4-0으로 벌어졌다. 페디의 엄청난 기세를 감안할 때 2점과 4점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사실상 여기서 양팀 승부가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3회말 문상철의 솔로홈런이 터졌다. 만약 0-2로 뒤지던 상황이었다면 NC를 크게 압박할 한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1-4 추격으로는 KT에 큰 힘이 생기지 않았다. 게다가 KT는 바로 다음 이닝 추가 실점을 하며 추격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1차전. 4회초 무사 1루 NC 김주원의 번트를 타구를 KT 쿠에바스가 수비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0.30/
'수비수' 쿠에바스 역시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 4회 무사 1루 위기서 김주원의 희생번트 타구를 처리하다 실책을 저질렀다. 김주원의 타구가 강해 2루 승부가능했다. 하지만 어설프게 급한 노스텝 사이드로 송구한 게 바운드 되며 외야로 흘러버렸다. 이 실책의 여파로 4회 4실점하며 KT는 완전히 무너졌다. 권희동이 쐐기 2타점 2루타를 때렸는데, 기록은 안타였지만 이 장면 역시 중견수 배정대의 실책성 플레이에 가까웠다. 리그 최고 수비범위를 자랑하는 특급 중견수. 평소 같았으면 충분히 잡아낼 수 있었던 타구였다.

KT는 정규시즌 일정을 다른 팀들보다 훨씬 일찍 끝마치며 무려 19일을 쉰 후 플레이오프에 나섰다. '한국시리즈 직행팀 급' 긴 휴식이었다. 하지만 이 장기 휴식이 독이 된 듯, 선수들의 경기 감각은 크게 떨어져 있었다. KT로선 가장 우려했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 경기였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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