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장롤코'에서 '장꾸준'으로, 그리고 KBO의 새 역사를 쓴 사나이.
사실 2018 시즌부터 급격한 내리막 길을 탔다. 2015년 4년 84억원이라는 거액 FA 계약을 맺고 두산에 합류한 뒤, 한국시리즈 2연패와 3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169⅔-168-180⅓이닝으로 많이 던졌다. 많은 돈을 받았는데, 팀 성적은 매 시즌 정점을 찍으니 기대에 부응하려면 온 힘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쉬지 못하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까지 차출됐다. 나이는 점점 들어가는데,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 여파가 급격하게 몰려온 듯 했다.
|
장원준은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던 2008년을 시작으로 8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장꾸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롯데 시절 원래 그의 별명은 '장롤코'였다. 투구 내용이 롤러코스터를 타 듯 기복이 심하다는 이유였다. 강속구 투수는 아닌데, 그렇다고 제구가 그렇게 정교하지도 않았다. 실제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면서도, 4점대를 훌쩍 넘는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시즌이 부지기수였다. 또 부산 출신으로 1차지명 기대주에 대한 롯데팬들의 애정섞인 지적이기도 했다.
|
두산은 영광의 세월을 선물한 베테랑을 위해 은퇴식을 열어주려 한다. 아니, 그가 현역 연장을 원했다면 그것도 들어주려 했었다. 그런데 장원준은 쑥스럽다며 은퇴식도 거절하고 있다. 충분히 그 영광을 누릴만한 자격이 있는 투수다. 역대 타 팀으로 이적한 FA 선발투수 중, 장원준만큼 성공적이었던 사례가 있었을까 싶다. 투수들은 어깨를 많이 소모한 상태로 FA 자격을 얻어 성공 확률이 떨어진다. 이 자체만으로도 장원준은 KBO리그 역사에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을만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