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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번 가을의 중심, NC 다이노스다.
하지만 섣부른 예상을 비웃듯 1차전에서 활발한 타격과 단단한 불펜을 앞세워 두산을 14대9로 꺾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SSG 랜더스를 만난 NC는 적지 인천에서 신민혁 송명기의 토종 선발 카드로 4대3, 7대3 승리를 거뒀다. 역시 활발한 타선과 강한 불펜이 있었다.
파죽의 4연승. 그 덕분에 NC는 4일 간의 꿀맛 휴식을 보장 받았다.
지친 불펜을 추스르고 부상에서 회복중인 에이스 페디의 컨디션을 더 확실하게 끌어올리고 플레이오프를 맞이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 NC는 30일부터 수원KT위즈파크에서 2위 KT 위즈와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놀라운 사실은 슈퍼 에이스 페디 없이, 그리고 또 다른 외인 태너의 부진 속에 이뤄낸 성과라는 점.
페디는 지난 16일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KIA전에서 고종욱의 강습타구에 팔을 맞는 부상을 했다. 자신의 인생 최대투였던 30경기, 180⅓이닝을 소화한 피로가 겹쳐 가을야구 출격을 미뤄왔다.
그 와중에 올시즌 대체 외인투수로 합류해 11경기 5승2패, 2.92로 좋은 활약을 펼쳤던 태너마저 가을야구에 들어 힘을 못 쓰고 있다. 시즌 중 단 한번도 5회 이전에 강판된 적 없던 투수. 하지만 가을에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이닝 5실점,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2이닝 5실점으로 더 안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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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 초보 사령탑 답지 않은 NC 강인권 감독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강 감독은 4년 최대 46억원에 영입한 주전 포수 박세혁 대신 상무에서 제대한 유망주 포수 김형준에게 시리즈를 맡기고 있다. 와일드카드부터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투수들을 이끌었다. 신예 답지 않은 리드로 위기상황을 넘기며 승리를 이끌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리드, 블로킹, 송구 능력 등 포수로서 갖춰야 할 기본기를 두루 갖췄다. 담장을 넘길 수 있는 장타력 까지 있다. 가을야구에서 기록한 3개의 안타가 모두 홈런이다.
필요한 건 많은 1군 경험 뿐.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이어 생애 첫 가을야구까지 대한민국 최고 포수를 향한 값진 경험을 축적하는 중이다. 제2의 양의지로 성장하기에 충분한 선수. 최고 포수 두산 양의지가 인정하는 재능이다. 4전전승이란 결과와 함께 10년 미래를 이끌 포수를 발굴하며 두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한 상황.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신예 포수의 자질을 간파하고 과감하게 기용한 강인권 감독의 용병술이 놀라울 따름이다.
투수진 운용도 인상적이다. 강인권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 신민혁 카드를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아슬아슬한 피홈런 위험에도 바꾸지 않았다. 5⅔이닝 무실점으로 돌아왔다.
반면, 2차전에서는 4-0으로 앞선 4회 선발 송명기가 한유섬에게 투런홈런을 맞자 바로 교체해 승리를 지켰다. 태너가 2이닝 만에 일찍 무너진 3차전에서는 필승조를 당겨 쓴 뒤 1점 차로 앞선 7회 2사 1,2루부터 8회까지 좌완 임정호 카드를 밀어붙여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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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 불펜 운용 방식에 대해 그는 "당일 컨디션 많이 체크한다. 상대 타자들의 반응도 지켜보며 불펜진을 운용한다"고 설명했다.
명 포수 출신 다운 예리한 안목이 과감한 결단력이 결합돼 만들어진 결과.
가을야구 내내 불안했던 마무리 이용찬에 대한 뚝심 있는 믿음은 보상으로 돌아올 참이다.
이용찬은 7-6으로 앞선 3차전 9회 등판, 10구 만에 3타자를 최고 148㎞ 직구와 포크볼로 탈삼진 2개를 곁들여 퍼펙트로 막아내고 승리를 지켰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