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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푸른 눈의 선동열'이 등판도 하지 않는데 준플레이오프를 지배하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에이스 에릭 페디 얘기다.
1983년 삼미 슈퍼스타즈 고(故) 장명부(30승·220탈삼진) 1984년 롯데 자이언츠 고(故) 최동원(27승·223탈삼진) 1985년 삼성 라이온즈 김시진(25승·201탈삼진) 그리고 1986년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24승·214탈삼진)이다.
즉 페디는 '옛날 야구'로 불리던 시절의 기록을 2023년에 달성했다. 그야말로 레전드급 기록을 올렸다고 볼 수 있다.
이러니 모두가 그를 두려워하고 그가 등판 예고된 경기엔 상대 팬들은 졌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마치 예전에 '국보' 선동열이 불펜에 나와 몸만 풀어도 상대방이 사실상 경기를 포기했다는 얘기가 있었듯이 지금은 페디가 그런 대접을 받고 있다.
그런데 마지막 등판에서 변수가 발생했고, 이것이 포스트시즌을 뒤흔들고 있다. 페디는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전서 고종욱의 타구에 오른쪽 팔뚝을 맞는 사고를 당했다. 타구를 처리하지도 못하고 주저앉을 정도로 충격이 컸다. 다행히 단순 타박상으로 나왔으나 바로 등판하기 힘들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등판할 수가 없었는데 다행히 1차전 승리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 준PO 1차전도 등판할 수 없어 신민혁이 선발로 나섰는데 마침 1차전이 열린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페디가 부상 이후 처음으로 불펜피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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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두가 페디가 언제 등판하느냐에 관심을 보였다. NC 강인권 감독은 1차전을 승리한 뒤 "페디가 19개를 던졌다. 현재 90% 회복 상태인데 조금 불안감이 있다고 한다. 내일(2차전)은 좀 힘들 것 같다. 회복 상태를 좀 더 보면서 일정을 잡도록 하겠다"라고 말했고 23일 2차전에 앞서 25일 열리는 3차전 선발로 페디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1차전을 패한 SSG로선 페디가 나오는 3차전에 패할 가능성이 높으니 2차전을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상황. 그런 부담감이 독이 됐을까. SSG는 선발 김광현이 1회에 3점을 내주는 불안한 출발을 보였고 한유섬의 연타석 홈런으로 추격을 했으나 끝내 3대7로 패해 2연패에 빠져 벼랑끝에 몰렸다.
그런데 2차전이 끝난 뒤 강 감독이 페디가 3차전에 못나온다고 했다. 강 감독은 "사전 인터뷰에서 3차전 선발로 페디라고 이야기 했는데, 훈련 뒤 불편함, 불안함을 피력했다. 오늘 병원 검진을 다녀왔는데 단순 충돌 증후군 정도로 결과가 나왔다. 현재로선 3차전은 어려울 것 같다. 상태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 (3차전 선발은) 태너로 준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PO 모두 페디가 언제 나오느냐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그리고 그에게 관심이 쏠린 사이 NC는 승승장구 중이다. '푸른 눈의 선동열'은 벤치에만 있어도 승리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