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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최동원상 시상식에 정말 참석하고 싶었던 페디.
당연히 최고 투수에게 주어진다는 영예의 '최동원상' 수상자도 페디였다. 최동원상 선정 기준은 총 6개 항목으로 선발 등판 25경기 이상, 180이닝 이상, 12승 이상, 150탈삼진 이상, 퀄리티스타트 15경기 이상, 평균자책점 3.00 이하다. 페디는 모든 조건을 충족했다.
하지만 페디는 17일 부산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NC 이진만 사장이 대리 수상했다. 구단 대표이사가 참석하며 예를 갖췄지만, 아무래도 수상자가 참석하지 못하면 김이 빠질 수밖에 없다.
페디는 16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NC는 17일까지 광주에서 최종전을 치렀다. 페디가 17일 경기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3위가 걸린 시즌 최종전이 남아있는데 선수가 수상을 이유로 외부에 움직이기가 어려웠다. 더군다나 패디는 전날 등판에서 팔에 공을 맞아 부상까지 입었다.
NC는 페디의 수상이 미리 확정됐을 때, 어떻게든 시상식 참석을 조율해보려 했다. NC 선수 첫 수상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페디가 16일과 17일 경기 중 언제 선발로 나갈지 정해지지가 않았었다. 주최측에 확답을 줄 수 없었다.
이를 페디가 너무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단순히 상금 2000만원을 받는 걸 넘어, 최동원상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어떤 수상자들이 있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했다. NC 관계자는 "페디가 왜 이렇게 큰 시상식이 시즌 끝나고 열리지 않는지를 궁금해 했다. 페디는 직접 참석하고 싶어했다. 수상 소감 영상도 본인이 먼저 찍겠다고 나섰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한국야구와 최동원상에 대해 진심으로 '리스펙'하는 자세를 보였다고 한다. 특급 외국인 선수가 실력 뿐 아니라 인성까지 갖춘 게 인상적이다.
최동원상 시상식은 고인의 등번호 11번을 기념하기 위해 매해 11월에 열렸었다. 하지만 올해는 여러 사정상 10월로 앞당겨졌다. 조금 더 세심하게 날짜를 정해 선수도 참석할 수 있게 했다면, 행사가 더 빛났을 것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