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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우리 형준이 잘 컸네' KBO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를 보며 꿈을 키운 12년 차 후배 김형준이 생애 첫 가을야구 선발 출장 경기에서 대선배를 상대로 홈런포 두 방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2020시즌 한국시리즈에서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팀을 통합 우승으로 이끈 양의지는 대체 불가 포수로 맹활약했다. 당시 김형준은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더그아웃에서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된 대선배 양의지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꿈을 키웠다.
창원NC파크에서의 첫 가을야구. 2023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이 열린 19일. NC 강인권 감독은 선발 포수로 김형준을 출전시켰다. 데뷔 첫 가을야구 무대에 선발 출장한 김형준은 존경하는 선배 양의지와 안방마님 맞대결을 펼쳤다.
3대0으로 끌려가던 4회말 2사 만루서 터진 NC 서호철 만루포에 더그아웃 분위기가 뜨거워진 사이 타석에 들어선 김형준은 두산 선발 곽빈을 상대로 솔로포를 터뜨리며 가을야구 첫 안타를 홈런으로 신고했다. 백투백 홈런으로 단숨에 역전에 성공한 NC는 반환점을 돌기 직전 분위기를 뒤집었다.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가 지켜보는 앞에서 친 홈런이라 김형준에게는 더 뜻깊었던 순간이었다.
다음 타석이던 5회말 NC 김형준을 삼진 처리한 두산 포수 양의지는 헛스윙 후 배트를 놓친 후배 배트를 주워 들어가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천하의 양의지도 첫 가을야구 무대에서 떨지 않고 홈런포를 터뜨린 후배 김형준의 타격감이 부러웠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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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장비를 그대로 착용한 상태에서 3루 두산 더그아웃을 찾은 NC 김형준을 양의지가 따뜻한 손길로 반겼다. 2020 한국시리즈에서는 한 경기도 뛰지 못했던 후배가 첫 가을야구 무대에서 화끈한 홈런포 두 방과 안정적인 리드로 팀을 승리로 이끈 모습이 대견했는지 양의지는 김형준의 머리와 어깨를 연신 쓰다듬었다.
지금은 비록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승패를 떠나 후배를 향한 양의지의 마음은 진짜였다. 양의지는 김형준에게 자신의 배트 한 자루를 건네며 준플레이오프에서 잘하라는 마음을 함께 전했다.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는 그라운드도 경기가 끝나면 사람 냄새 진동하는 훈훈한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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