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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KIA 타자들은 왜 곽빈의 바뀐 패턴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던 걸까.
곽빈이 두산의 토종 에이스로 좋은 투수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곽빈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다녀오느라 KBO리그 경기에 거의 1달 만에 등판했다. 그리고 아시안게임에서도 등에 담 증세로 인해 공을 단 1개도 던지지 못하고 돌아왔다. 몸상태도 100%가 아니고, 실전 감각도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KIA는 그런 곽빈 공략에 실패했다.
구위가 압도적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다. 경기 초반부터 직구 제구가 전혀 안됐다. 구속은 150km를 찍는데, 빠른공은 모두 높은 쪽으로 날려들어갔다. 곽빈은 강력한 직구가 주무기인 투수. 직구가 좋으니 커브와 슬라이더의 위력이 산다. 그런데 직구 제구가 흔들리며 1회와 2회 2사 후 연속 볼넷을 내주는 등 불안했다.
곽빈은 올시즌 직구 43% 슬라이더 23% 체인지업 15% 커브 18% 정도의 비율로 구종을 나눠 경기를 치렀다. KIA전이라고 특별히 다르지 않았다. KIA전도 이날 경기 전까지 직구 41% 슬라이더 26% 체인지업 15% 커브 18% 비율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직구 35개, 슬라이더 54개였다. 특히 직구는 스트라이크 18개, 볼 17개로 제구가 매우 흔들렸다.
곽빈도 어쩔 수 없이 경기 패턴을 바꿨음을 인정했다. 곽빈은 경기 후 "1회부터 직구 제구가 되지 않았다. 양의지 선배가 이를 알아채고 슬라이더 위주 사인을 내주셨다"고 했다.
KIA 타자들과 벤치의 대처가 미흡했던 것일까, 아니면 양의지의 농익은 리드와 수싸움을 칭찬해야 하는 것일까.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