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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LG가 긴장해야 할 것 같은데….
KT는 10일 두산 베어스전을 끝으로 정규시즌 144경기를 모두 다 치렀다. 10개 구단 중 1등으로 모든 숙제를 마쳤다. 결과도 좋았다. 시즌 초부터 바닥을 쳤고, 6월 초까지 꼴찌였는데 '이강철 매직'으로 반등에 성공하더니 결국 마지막 경기에서 자력으로 2위를 확정지었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그리고 플레이오프 직행.
KT는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더블헤더, 예비일 경기 편성 등으로 인해 '죽음의 9연전'을 치렀다. 9월 중순에도 우천 취소로 중간 하루 휴식이 있기는 했지만, 9연전 일정표를 받아들었었다. 벤자민, 고영표 등 선발투수들 부상으로 힘겨웠는데 '불펜데이' 운영 등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이게 전화위복이 됐다. 이 감독은 "9연전 스케줄을 소화할 때는 '왜 우리만 이렇게 빡빡할까' 한숨이 나왔는데, 좋은 성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치니 결과적으로 만족스럽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KT는 이제 정규시즌 우승팀급으로 긴 휴식을 취한다. 예상대로라면 플레이오프 1차전은 10월 말, 거의 11월이 다 되서 열린다. 3주간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 감독은 "벤자민, 고영표, 엄상백 등이 다 정상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우리는 야수진에 베테랑들이 많다"며 휴식을 반겼다.
LG는 외국인 에이스 플럿코 없이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KT가 '무적 모드' 쿠에바스에 벤자민, 고영표까지 100% 컨디션으로 돌아온다면 선발 싸움에서 앞설 수 있다. 특히 'LG 킬러' 벤자민이 부상만 회복한다면, 시리즈 향방이 어디로 흐를 지 예측할 수 없다. 단기전, 큰 경기는 선발 놀음이다.
2년 전 통합우승의 경험도 중요하다. 당시 정규시즌 1위를 하고, 한국시리즈까지 어떻게 준비를 해야하는지 이 감독과 선수들이 학습했다. 이번에도 철저히 플레이오프를 대비할 수 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알아서 잘 준비할 것이다. 나도 이미 어떻게 훈련하고, 준비를 해야하는지 플랜을 다 짜놨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LG는 한국시리즈 직행이 '낯선 경험'이다.
이 감독은 강백호의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큰 소득으로 봤다. 결국 큰 경기에서는 해줘야할 선수가 해줘야 하는데, 금메달로 그동안의 마음의 짐을 털어낸 강백호가 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KT 그룹과 구단도 '우승의 기운'을 느꼈는지, 이 감독에게 파격 선물을 했다. 11일 3년 총액 24억원의 좋은 조건에 재계약을 발표한 것이다. 계약 걱정 말고, 우승에 도전하라는 무언의 메시지다. 단기전 분위기를 바꿀 수 없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결국 관건은 어느 팀이 올라오든, 플레이오프를 빨리 끝내는 것이다. 4차전 안에 KT가 승부를 낼 수 있다면, 정말 재밌는 한국시리즈가 될 느낌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