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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런 선수가 진짜 '로또' 아니겠어.
어찌됐든 결과는 해피엔딩. 그 과정에서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선발 조이현에 이어 3회부터 나온 강건. 누가 봐도 고졸 신인이라고 느낄 수 있는 앳된 얼굴. 그런데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공을 던지는 모습은 이름처럼 '강건'했다.
4회 1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1⅔이닝을 잘 막아냈다. 볼넷 3개를 주는 등 제구가 왔다갔다 했지만, 고졸 신인 선수에게 무얼 더 바랄까. 주눅들지 않고 대선배들을 상대로 자신있게 자신의 공을 뿌리는 모습이 기특했다.
팬들에게는 생소한 선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KT 유니폼을 입었다. 신인드래프트 마지막 11라운드 전체 110번째로 뽑혔다.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은 게 당연했다. 하지만 강건은 퓨처스리그에서 성실히 수업을 받으며 성장했다. 마침 최근 KT 투수진에 구멍이 발생하며 투수가 필요했고, 2군에서 좋다는 보고를 받자 이강철 감독이 과감하게 기회를 줬다. 4일 KIA 타이거즈전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했다. 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3이닝 세이브도 기록했다. 두산전 무실점 행진이 깨지기는 했지만, 미래 KT 마운드의 한 축이 될 거란 느낌을 확실히 줬다. 팬들도 느낌을 받았는지, 1군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최근 유니폼 마킹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KT 퓨처스팀 배우열 투수코치는 "원래 공 회전력은 좋았다. 경기를 뛰면서 제구가 많이 좋아졌다. 공을 던질 때 팔이 많이 벌어져 있었는데, 그걸 몸쪽으로 붙이는 부분을 신경썼다"고 설명했다.
성공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마지막 11라운드 지명 선수. 계약금 3000만원, 연봉 3000만원의 어린 선수가 1군에서 이런 투구를 한다는 자체가 그야말로 '로또' 당첨 아닐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