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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정후야 고마웠어."
이정후는 이날 타석에 들어서기 전 모자를 벗어 관중석을 향해 여러 차례 인사했고, 마이크를 잡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그가 고척돔에서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기에 행한 이벤트였다. 이정후를 보기 위해 고척돔을 찾은 팬들도 스케치북 등 각종 응원 도구를 통해 "정후야 고마웠어" 등 문구를 남겨 뭉클함을 더했다. 눈물을 흘리는 팬들도 있었다. 1차지명으로 입단해 '특급 신인'에서 국가대표 '슈퍼스타'까지 된 이정후의 성장 스토리를 함께 했기에 더욱 특별했다.
물론 이정후와 히어로즈팬들이 영원히 작별하는 것은 아니다. 이정후는 FA 자격이 아닌, 포스팅 자격으로 해외 진출을 하기 때문에 먼 훗날 다시 KBO리그에 복귀하게 되면 무조건 히어로즈 소속으로 돌아와야 한다.
해당 규정은 ①메이저리그 계약의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달러 이하일 경우 :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의 20%에 해당하는 금액, ②메이저리그 계약의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 1달러 이상, 5000만달러 이하일 경우 : 전체 보장 계약 금액 중 최초 2500만달러에 대한 20%(500만달러) + 2500만달러를 초과한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의 17.5%에 해당하는 금액, ③메이저리그 계약의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5000만1달러 이상일 경우 : 전체 보장 계약 금액 중 최초 2500만달러에 대한 20%(500만달러) + 전체 보장 계약 금액 중 2500만1달러부터 5000만달러에 대한 17.5%(437만5000달러) + 5000만달러를 초과한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의 15% 금액을 지불하는 내용이다.
궁금해지는 것은 이정후의 예상 계약 규모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최근 이정후의 계약 규모에 대해 5000만달러(약 67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한 미국 매체는 "이정후가 어느정도 계약을 요구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는 컨택 능력과 수비 모두 특출나다. 이제 겨우 25살이다. 하지만 장타 생산 능력이 메이저리그에서 발휘되지 않는다면 겨우 4번째 외야수에 그칠 수도 있다"면서도 "이정후가 5000만달러도 받지 못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가장 분명한 비교는 비슷한 유형의 아시아 타자들의 계약 규모다.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할 당시 4+1년 최대 3900만달러를 받았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 시장 분위기가 또 다르고, 두사람은 내야수와 외야수라는 유형의 차이가 있다.
일본 타자들의 계약 규모가 더욱 직접적인 비교가 될 수 있다. 스즈키 세이야가 2022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할때 5년 8500만달러, 요시다 마사타카가 올해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할때 5년 9000만달러에 계약을 했다.
비슷한 유형이어도 일본 타자들에 비해 한국 타자들에 대한 평가가 낮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정후의 계약 규모는 4~5년에 5000만~9000만달러 사이가 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키움은 이적료로만 최소 937만5000달러(약 126억원)를 손에 넣게 된다. 자생 구단인 히어로즈에게는 엄청난 선물이 된다. 물론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이적료에만 가치가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작별이 섭섭할 팬들에게도, 구단에게도 엄청난 선물이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