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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현장] '미안하지만 우리도 이겨야돼서' KT, 갈 길 바쁜 두산 잡았다...정규시즌 2위 확정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3-10-10 22:27


[수원 현장] '미안하지만 우리도 이겨야돼서' KT, 갈 길 바쁜 두산 …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와 KT의 경기, 3회말 2사 2루 KT 강현우가 1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9.08/

[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KT가 갈 길 바쁜 두산을 울렸다. 시즌 마지막 경기, 홈팬들 앞에서 정규시즌 2위를 확정지으며 기분 좋은 마무리를 했다.

KT는 1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9회말 터진 강현우의 극적인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 힘입어 5대4 신승을 거뒀다. 이날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KT는 3위 두산과의 맞대결 승리로 승차를 5경기로 벌렸다. 두산의 시즌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최종 2위를 확정짓게 됐다. 플레이오프 직행.

갈 길 바쁜 두산에게는 매우 뼈아픈 패배였다. NC 다이노스, SSG 랜더스와 치열한 3~5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매경기가 결승전. 어렵게 승기를 잡았지만 믿었던 필승조 홍건희와 정철원이 무너지며 경기 후반 역전패를 당해 충격이 몇 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승차 없는 3위였는데, 일단 NC가 한화 이글스를 잡으며 3위 자리는 내려놓게 됐다.

접전이었다. 양팀 모두 승리가 간절했기 때문이다. 두산이 이겨야 하는 이유는 더 설명이 필요 없고, KT도 마지막 경기 홈팬들 앞에서 멋지게 2위를 확정짓고 싶었다. 양팀 모두 내일이 없는 총력전을 펼쳤다.

경기 전은 두산이 유리해 보였다. 고영표를 선발로 준비하던 KT는 길게 보고 휴식을 주는 게 낫다는 판단에, 이날 불펜데이로 경기를 운영했다. 하지만 야심차게 선발로 투입한 조이현이 1회 시작하자마자 정수빈, 로하스에게 안타와 2루타를 얻어맞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조이현이 1회를 1실점으로 막아내며 KT도 의욕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2회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조용호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진 것이다. KT는 조이현을 2이닝 만에 내리고, 강건을 투입하며 '벌떼 작전'을 알렸다.

하지만 간절한 두산이 그냥 지켜만 보지 않았다. 4회 박준영이 씩씩하게 던지던 강건의 커브를 제대로 받아쳐 달아나는 1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낸 것.

이후 양팀 경기는 점수는 나지 않지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로 이어졌다. 양팀 모두 거의 매이닝 찬스를 만들었지만, 투수들이 겨우 막아내는 흐름이 이어졌다. 결정타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8회말. KT가 경기를 끝낼 찬스를 잡았다. 2개의 볼넷으로 얻어낸 2사 1, 2루 찬스. 두산은 마무리 정철원을 투입해 불을 끄려 했다. 하지만 정철원이 올라오자마자 폭투에, 배정대에 2타점 역전 적시타까지 허용하며 땅을 쳐야했다.

두산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9회 선두 정수빈이 KT 마무리 김재윤으로부터 3루타를 뽑아낸 것. 최소 동점이 가능했다. 그러나 대주자로 나왔던 2번 김태근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분위기가 가라앉는 듯 했지만, 믿었던 양석환이 동점 2루타를 때려냈다. 3루 강습타구였는데, KT 3루수 황재균이 공을 잡았다면 정수빈이 횡사할 뻔 했다. 하지만 너무 빠른 타구를 황재균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며 2루타가 됐다. 두산에게는 행운이었다.

양의지 고의4구, 김재환 1루 땅볼로 만들어진 2사 2, 3루. 여기서 김재윤의 믿기 힘든 폭투가 나왔다. 두산이 결승점을 뽑는 듯 했다.

그런데 KT는 마지막 홈경기를 찾아와준 팬들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았다. 9회말 선두 황재균이 정철원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 솔로포를 쳐낸 것. 올시즌 홈런 5개에 그치던 황재균의 시즌 6호 홈런이 아주 중요할 때 터졌다.

정철원은 구위 문제 탓인지 1사 후 박병호와 이호연에게 연속으로 안타를 허용했다. 강백호의 내야 땅볼로 2사 1, 3루. KT는 대타 카드를 꺼내들었다. 송민섭. 두산은 고의4구 작전으로 맞불을 놨다. 포수 엔트리를 모두 소진한 KT가 강현우를 바꿀 수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강현우가 보란듯이 두산을 울렸다. 정철원의 공 4개를 잘 골라냈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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