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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야구경기가 시작됐다.
4대회 연속의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의 라이벌 중 하나가 지난 자카르타 대회 때 은메달을 딴 일본이다.
일본 하면 보통 '세밀한 야구' '작전 위주'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번 대표팀은 조금 다르다.
팀을 이끌 이시이 아키오 감독(59)은 장기적인 계획 하에 일본야구의 가능성을 넓히기 위한 선수 구성을 해왔다. 2017년에 대표팀 감독에 취임한 이시이 감독은 대표팀을 통해 '개인 각자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강조해 왔다.
"일본인은 체격이 크지 않아 파워가 없다고 해서 기술 중심의 생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같은 선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미국 사람 중에서 키가 작아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케이스도 적지 않습니다. 선입관 없이 잘 단련하면 잘 할 수 있다는 도전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아마추어 야구 조직인 BFJ(전일본야구협회)는 기대주들의 계측된 수치를 공개해 대표선수를 선발할 때도 참고하고 있다. 투수라면 구속이나 볼 회전 수, 타자는 타구속도나 비거리 등이다. 그냥 수치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선수 본인이 라이벌 선수보다 떨어지는 항목이 있다면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 목표를 설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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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월드컵에도 참가한 내야수 마루야마 마사시(24)는 "어렸을 때 부터 후속 타자에 연결하는 공격을 해야 한다고 배워 왔는데 이시이 감독이 추구하는 야구는 그렇지 않습니다. 국제대회를 통해 자극을 받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고 재미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일본 선수들은 역시 기본기에 충실하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은 보내기 번트 같은 코칭스태프의 지시로 움직이는 것 보다 개인 판단으로 야구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이시이 감독은 이번 대표팀을 구성할 때 국제대회 경험을 중요시 했다. 24명 선수 중 5년 전 자카르타 대회 참가자는 6명. 작년 10월에 열리고 일본이 우승한 U23 대표선수도 5명 있다. 또 2019년 아시아 선수권에 출전한 선수까지 포함하면 15명이 대표팀 경험자다.
과거의 일본 야구인과 다른 시야를 갖고 있는 이시이 감독은 경력도 특이하다. 게이오대학 시절 아마추어 넘버원 포수였고, 프로에서 드래프트 2차지명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어렸을 때 사별한 아버지 대신 7살 어린 남동생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프로야구 선수보다 안정한 생활이 보장된 대기업의 입사를 선택. 실업팀에서 야구를 해왔다. 그 남동생은 그 후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활약한 이시이 다카시 현 라쿠텐 이글스 투수코치다.
이번 한국대표팀은 25세 이하 멤버가 중심이다.
일본대표팀 평균은 28세. 경험이 많고,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이다.
과거와 사뭇 다른 성격의 한일 선수들. 두 팀의 대결은 과연 어떤 승부가 될까.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