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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것은 또 무슨 운명의 장난일까.
LG의 버스가 부산 숙소에 도착하기 10분 전에 우승이 확정이 됐던 터라 선수들이 큰 세리머니는 없었고 서로를 축하하는 박수를 크게 쳤다고.
LG는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가 끝난 뒤 작은 우승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우승 티를 입고 우승 모자를 쓰고 우승 현수막으로 그라운드에서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할 예정이다.
부산에서 이런 행사를 하게 된 것이 운명의 장난처럼 느껴진다. 그동안 LG와 롯데는 우승을 가장 오랫동안 못한 두팀이었기 때문이다. 롯데는 1984년과 1992년 두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고, LG는 1990년과 1994년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었다.
롯데는 1992년 빙그레 이글스를 제치고 우승을 한 이후 1995년 OB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치르면서 세번째 우승을 노렸으나 준우승에 그쳤고, 1999년 드림리그 2위로 삼성 라이온즈를 플레이오프에서 1승3패에서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한화 이글스에 1승4패로 패했다. 이후 2000년대 들어 한번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2010년 정규리그 2위에 올랐으나 SK 와이번스에 패해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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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팀으로 군림하며 매년 우승후보에 오른 LG와는 달리 2017년 3위 이후 지난해까지 5년째 포스트시즌에 탈락했다. 올시즌도 3일까지 64승69패로 7위에 머물러 있다. 5위 SSG 랜더스와는 5게임차로 5강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롯데도 올시즌 출발은 좋았다. 4월에 14승8패로 1위였다. 5월까지 27승17패로 당시 1위였던 LG(31승1무17패)와 2게임차 뒤진 3위로 LG, SSG와 함께 3강 체제를 유지했었다. 하지만 6월부터 성적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동안 버텨오던 불펜이 한계에 부딪혔고, 결국 무너지면서 패가 많아진 것. 이후 반등을 노렸으나 순위는 점점 더 내려가기만 했다. 4위에서 5위, 6위로 내려갔고, 결국은 7위까지 떨어졌다. 급기야 경질설이 나돌던 래리 서튼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8월 28일 자진 사퇴를 했다. 전날인 27일 KT 위즈전을 앞두고 건강 문제로 귀가를 하면서 팀을 맡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고 결국 사퇴를 했다. 이후 이종운 감독 대행이 팀을 맡아 5강 희망을 이어가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는 이미 30년 넘게 우승을 못한 팀이 됐지만 LG는 29년만에 우승을 하게 되면서 30년은 넘기지 않게 됐다. 그리고 그 정규리그 우승을 롯데가 축하를 해주는 상황이 됐다.
LG가 29년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게 된 것처럼 롯데에게도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회가 올까. 내년이면 32년째 도전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