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무적 LG+날려줘요+막대풍선' 짜요에 맞선 익숙한 소리…현지 유학생→원정팬까지 '열정甲' [항저우스케치]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10-02 12:23 | 최종수정 2023-10-02 12:51


'무적 LG+날려줘요+막대풍선' 짜요에 맞선 익숙한 소리…현지 유학생→원…
노시환과 문동주를 사랑하는 한화팬 최소영-최새봄씨. 뒤는 함께한 중국 친구들. 김영록 기자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국에선 사라진 막대풍선이 전성기를 맞이했다. 현장이 '짜요' 응원으로 뜨겁게 달아올랐고, 한국 야구장과 다름없는 응원가도 목청껏 울려퍼졌다.

한국과 홍콩의 아시안게임 야구 경기가 열린 1일 중국 저장성 샤오싱 야구장. 관중석에는 경기전부터 한국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여럿 보였다. 특히 대표팀의 주전 선수이자 소속팀의 청춘스타이기 때문일까. 정우영 문보경 노시환 문동주 박성한 등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응원하는 선수의 이름을 목청껏 부르는가 하면, 그물망에 달라붙어 선수들의 사진을 찍는데 여념이 없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귀에 익은 선수들의 응원콜이 울려퍼졌다. "무적 LG 승리 위해 날려버려라", "박성한 시원하게 날려라" 등 선수들의 개인 응원가도 제법 작지 않은 합창이 이뤄졌다.

하지만 경기 초반 홍콩이 열세의 전력에도 은근히 잘 버티자 '짜요'를 외치는 홍콩 팬들의 화력도 단숨에 높아졌다. 관중석에 나타난 홍콩팀 관계자가 국기를 펄럭이며 2층 관중석 통로를 달리자 뜨거운 함성이 폭발하듯 터져나오기도 했다


'무적 LG+날려줘요+막대풍선' 짜요에 맞선 익숙한 소리…현지 유학생→원…
1루측 홍콩 응원석에 국기가 등장, 홍콩 팬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고 있다. 김영록 기자
현장에서 만난 최소영 최새봄씨는 한국에서 원정온 열혈 한화팬들이었다. 두 사람은 "내일 대만전 보고 싶은데 표가 없더라. 오늘 홍콩전만 보고 내일 간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선수들하고 같은 비행기 탔다. 덕분에 문동주 노시환 유니폼에 사인받았다"며 감격을 되새겼다.

중국 현지에 친구가 있어 예매를 도와줬다고. 두 사람은 "노시환 이왕 부담 갖는거 홈런 많이 치고 금메달 따라", "문동주 부상없이 잘 던지자"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중국 친구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는 이들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했다.


'무적 LG+날려줘요+막대풍선' 짜요에 맞선 익숙한 소리…현지 유학생→원…
한국에서 사라진 막대풍선이 항저우에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김영록 기자
문시형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현장을 찾았다. 본인은 홍창기, 여자친구는 오원석의 유니폼을 입은 채였다. 상하이 유학생 커플인 두 사람은 중국에 온지 2년 정도 됐다고. 문씨는 "야구를 좋아해서 왔다. 문보경이랑 동갑이다. 꼭 금메달 땄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마침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추석 연휴라 1~3일 3경기를 전부 예매했다고. 그는 "원래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데, 마침 거리도 멀지 않고, 중국에 있다보니 두 사람 모두 야구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윤성민-조은옥 커플은 나란히 오스틴과 정우영의 이름이 적힌 줄무늬 유니폼 차림이었다. 한국에서 온 원정팬인 두 사람은 다음날 대만전까지 관람할 예정이라고 했다.


'무적 LG+날려줘요+막대풍선' 짜요에 맞선 익숙한 소리…현지 유학생→원…
뜨거운 열정으로 여자친구를 물들였다는 윤성민씨와 조은옥씨 커플. 김영록 기자
원래 두산팬이던 조씨는 MBC 청룡 시절부터 골수팬인 남자친구에게 물들어 '한지붕 두가족' LG로 넘어온 케이스라고. 윤씨는 "저기 제 영웅(박용택 해설위원)이 있다. 김재현도 정말 좋아했다. 정우영 파이팅"을 외쳤다. 이에 조씨 역시 "문보물(문보경) 잘해라"라며 거들었다

이날 한국은 홍콩에 10대0, 8회 콜드로 승리했다. 7회까지 고전 끝에 3-0 리드에 그쳤지만, 8회 들어 한꺼번에 타격감을 찾으면서 7득점을 몰아치며 한방에 경기를 끝냈다. 2일 아시안게임 4연속 우승의 운명이 걸린 대만전에 임한다.


항저우(중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