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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다시 (1루로)돌아오라는 거에요. 난 이미 (선행주자를)추월해서 아웃이 됐는데."
양 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특히 세계랭킹 45위, '야구 약소국' 홍콩 선수들의 투지가 대단했다. 강렬한 집중력이 때론 의외의 슈퍼캐치까지 만들어냈다. 한국 타자들은 홍콩의 느린 공에 고전했다. 그래도 기어코 콜드게임을 만들어냈다.선발 원태인을 비롯해 한국 투수들도 실점없이 자신의 구위를 마음껏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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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홍콩 우익수가 몸을 날렸다. 강백호의 타구는 기적처럼 그의 글러브로 빨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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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주자 노시환은 안타를 확신했다. 너무 멀리, 빠르게 갔다. 타구가 잡힐까봐 멈칫거리던 최지훈은 노시환을 보며 다시 발걸음을 멈췄다. 야구 규칙상 '후위주자가 아웃되지 않은 선행주자를 앞질렀을 경우 후위주자가 아웃'되기 때문이다. 이 망설임은 삼중살(트리플 플레이)로 이어졌다.
그런데 심판의 대응이 이상했다. 심판은 2아웃을 선언한 뒤, 최지훈을 불러 1루에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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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또한 홍콩 입장에선 억울한 판정이다. 홍콩 측에겐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노시환은 1루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홍콩 선수들은 2루에서 최지훈을 포스아웃 시킨 뒤 1루에도 공을 던져 확실히 베이스를 밟았다. 추월과 무관하게 무조건 삼중살이었다. 한국으로선 다행히도 다음 타자 문보경이 아웃됐다.
경기 후 만난 노시환은 "우익수랑 공이랑 엄청 멀어보였다. 타구 스피드도 빨라서 홈에 들어갈 생각만 하고 앞만 보고 달렸다. 경기가 잘 안풀리다보니까 무리한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최)지훈이 형이 내 옆에 있더라. 형도 내가 아웃될까봐 기다려주다가 2루에서 늦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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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국은 7회까지 3-0으로 앞서는데 그쳤지만, 8회 대거 7득점을 따내며 기어코 10대0 8회 콜드게임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노시환은 "초반에는 좀 안 풀렸다. 너무 공이 느리다보니 어려움을 겪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해서 기분좋게 이겼다. 대만전까지 이 좋은 흐름으로 승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항저우(중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