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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러다 포스트시즌 문턱조차 밟지 못하고 탈락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불안감이 엄습하는 지금 SSG 랜더스의 현주소다.
마운드가 괜찮을 때는 타선이 침묵했고, 공격력이 살아나자 뒷문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후반기 키 포인트로 선발진 안정화를 꼽았고, 선발들이 흔들릴 때는 타선이 활발해도 이기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최근 선발 투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자 이번에는 클러치 실책과 불펜 난조에 발목이 잡혔다.
무기력한 패배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SSG의 야구를 보면, 점수를 먼저 내고도 더 많은 점수를 금새 다시 내주는 상황이 반복된다. 지난 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8이닝 무실점 역투를 앞세워 9회초까지 2-0으로 앞서다가 9회말 마무리 서진용이 순식간에 3실점하며 2대3으로 충격패를 당했다.
17일 LG와의 더블헤더도 패턴이 비슷했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1회부터 2점을 먼저 뽑았지만 금새 2-2 동점을 허용했고, 이후 3-2로 다시 리드를 되찾은 시점부터 6실점을 더 했다. 2차전 역시 2점을 먼저 냈지만 순식간에 7실점. 그리고 결국 5대9로 졌다. 선발, 불펜, 수비, 공격 모든 것이 번갈아가며 문제가 생긴다.
그렇다고 당장 대단한 변화를 줄 수도 없다. 이미 시즌 막바지. 2군에서 불러올리는 유망주 투수, 야수들도 1군 콜업 기회가 생겼을때 인상적인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베테랑 선수들은 야수, 투수 할 것 없이 지쳤고, 젊은 선수들도 힘을 보태지 못한다. 눈에 띄는 활약으로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전반기를 2위로 마쳤던 SSG는 이제 포스트시즌 탈락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현재 순위 6위. 아직 21경기가 더 남아있지만 지금 경기력만 놓고 보면 꼴찌를 해도 이상하지 않다. 팀 전체적으로 패배감과 무기력증에 빠진듯 하다. 지난해 우승을 맛봤기 때문에 아마 누구보다 선수단 전체가 느끼는 현재 성적의 충격은 바깥에서 상상하는 그 이상일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다. 마지막 자존심은 지켜야 한다. SSG는 이번주도 한화-삼성-LG-롯데로 이어지는 험난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강한 팀, 약한 팀이 따로 없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 마지막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