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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출산 휴가 써도 괜찮은데…."
사령탑은 고마움의 미소를 지었다. 13일 잠실 SSG전을 앞두고 이 감독은 "출산 휴가는 선수 본인에게 맡기는 것이다. 가족사인 만큼, 위에서 쓰라, 마라라고 할 수 없다"고 운을 떼며 "고참 선수로서 팀이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을 확실히 알고 있어서 그런 거 같다"고 고마워했다.
올 시즌 정수빈은 팀에 없어서 안 될 존재다. 112경기에 나와서 타율 2할8푼5리 2홈런 28도루를 기록하면서 공격과 수비 모두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0.366의 출루율을 기록하면서 팀의 리드오프를 역할을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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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13일까지 60승1무57패로 5위 SSG 랜더스(62승2무55패)에 2경기 차 뒤진 6위에 머무르고 있다. 맞대결을 통해서 가을야구 희망을 높여야 하는 만큼, 정수빈은 아들의 탄생만 잠깐 지켜보고 팀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오전부터 바쁘게 움직였던 정수빈은 경기 개시 약 2시간 전 잠실야구장에 도착했다. 정수빈의 모습을 보고 선수단 및 현장 직원들은 "천천히 와도 되는데 벌써 왔나"라며 축하해줬다.
다행히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했다. 탯줄까지 직접 잘랐던 정수빈은 "신기했다. 잠깐 얼굴을 봤는데, 나를 닮은 거 같다"고 설렌 마음을 전했다.
경기가 열렸다면 출산의 기쁨을 뒤로 하고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그러나 하늘은 정수빈에게 기쁨의 시간을 좀 더 허락했다. 오전부터 많은 양의 비가 내렸고, 결국 일찌감치 우천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이 감독은 "좋은 일이 있으면 좋은 영향이 생긴다. 복덩이라고 생각하고 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남겼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