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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갑자기 일요일 경기가 생각나더라."
7회말 2사후 최정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은 것이 유일한 안타였다. 그 안타가 아니었다면 KBO리그 최초의 퍼펙트게임에 도전했을 듯. 1-0으로 앞서던 KT는 9회초 박병호의 쐐기 투런포가 터지며 3-0으로 리드 폭을 넓혔고, 9회말 마무리 김재윤이 올라와 공 5개로 경기를 끝냈다.
이강철 감독은 13일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전날 벤자민의 투구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커터가 떨어지는데 우타자가 치기 쉽지 않겠더라. 직구에 힘도 엄청났다"면서 "타자들이 1점만 뽑자고 하더라. 선수들도 벤자민 공을 보고 얼마나 좋은지 알았던 거다. 그런데 김광현도 너무 잘던지니 1점 뽑기가 쉽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 감독은 9회말을 앞두고 고민한 얘기를 들려줬다. 9회초 박병호가 홈런을 치기 전까지 벤자민에게 9회말도 던지게 하려고 했다고. 이 감독은 "8회까지 벤자민 투구수가 103개였다. 그래도 1-0으로 1점차여서 벤자민이 끝까지 던지게 할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마무리 김재윤이 있긴 했지만 혹시 동점이 되면 벤자민이 아쉬워할 수 있으니 본인이 끝까지 책임을 지는 것이 깔끔하다고 생각한 것. 또 이틀전인 10일 수원 SSG전 때 김재윤이 9회초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했다가 최정에게 1타점 적시타, 박성한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고 역전패를 당했던 터라 김재윤이 부담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뒀다. 벤자민이 9회에도 나와 끝까지 무실점으로 막고 1대0으로 승리했다면 올시즌 KBO리그 첫 완봉승의 주인공이 될 뻔했다.
하지만 박병호가 투런포를 치며 3점차가 되자 벤자민이 일요일 한화 이글스와의 더블헤더 경기에 선발 등판해야 한다는 점이 떠올랐다고. 이 감독은 "벤자민에게 '103개를 던졌고, 일요일에 더블헤더 낮경기에 나가야 하니 그만하자'라고 말했다"면서 웃었다. 여유가 생기면서 실리를 생각하게 된 것.
이 감독은 "벤자민이 7월에 잘던졌다가 8월에 주춤한 것이 아무래도 미국에서 풀타임으로 꾸준히 선발을 나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여름에 너무 더웠던 것도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 이제는 확실히 다시 좋아진 것 같다"며 벤자민에게 믿음을 보였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