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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프로 데뷔한 이후 두자릿수 몸무게였던 적이 한번도 없는데…이번에 10㎏가 빠졌다. 덕분에 몸상태는 아주 좋다."
강백호는 7월말 무너진 멘털 문제로 1군에서 말소됐다. 한달간 철저하게 컨디션 회복에 주력했다. 9월 5일 1군 복귀와 함께 매경기 대타로 한타석씩 출전했다. LG 트윈스와의 3연전에선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이 왔다. 수원 야구팬들의 심장을 꿰뚫는 시원한 한방이었다. 몇몇 팬들은 오열하듯 울음을 터뜨리며 그들이 기다려온 슈퍼스타의 포효와 부활을 눈물로 축하했다.
사실 강백호에게 벤치, 대타, 그리고 주전 경쟁이란 어색한 역할이다. 강백호는 "대타로 나가니 뭘 하기가 좀 어렵더라.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멋쩍은 속내를 전했다. 이어 "정말 응원 덕분에 많은 기운을 받고 있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하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투수든 타자든 잘해야하다는 욕심이 있고, 성과를 내야하는 입장이 프로 선수 아니겠나. 최대한 긍정적인 마인드에서 더 좋은 성과가 나온다 싶어 좋은 생각을 하려고 애쓴다. 특히 야구는 실패하는 종목 아닌가. 7번 연속 죽어도 나머지 3번 나가면 잘 치는 타자다. 실패했을 때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정말 중요한 종목인 것 같다."
이날 강백호는 눈에 띄게 핼쑥해진 모습이었다. 그는 "일부러 감량한 건 아니고 식욕이 많이 떨어졌다. 운동은 똑같이 하는데 섭취량이 적다보니 많이 빠졌다. 프로 들어와서 처음으로 두자릿수 몸무게"라며 "체지방만 빠지고 근육은 그대로라 확실히 가볍다. 덕분에 타구 속도 178㎞가 나왔다. 전보다 배트가 더 잘도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컨디션은 정말 좋다.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다. 수비 뛰는 것도 전혀 문제 없다. 다만 돌아오고 보니 너무 놀랐다. 원래 '내가 나가면 좀더 잘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하더라. 빈 자리가 없는 느낌이다. 좋은 선배님들도 정말 많다. 내가 들어가기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감탄하면서 매경기 보고 있다."
1군에 갓 복귀하긴 했지만,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이 멀지 않다. 강백호는 "일단 우리팀에 좀더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 그래야 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제 모토인 '지금 당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