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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0년만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다. 데뷔 이후 생애 최고의 기회를 잡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3㎞였지만,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까지 다양한 변화구를 적절하게 섞어던지며 상대 흐름을 끊었다. 삼성 타선은 5이닝 동안 병살타 3개 포함 4번의 더블아웃을 당하며 울분을 삼켜야했다. 삼진 4개는 덤.
심재민이 선발로 등판, 5이닝을 채운 건 데뷔 이래 2번째, 82개의 투구수도 개인 최다 2번째다. 앞서 심재민의 선발 5이닝 투구는 2017년 9월 2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5이닝 3실점(83구)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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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민의 선발 등판은 2014년 신생팀 우선지명으로 KT 위즈에 입단한 이래 작년까지 단 6번에 불과했다. 이날이 지난 8월 17일 부산 SSG 랜더스전(3이닝 2실점 52구)에 이은 올해 2번째다. 아직까진 대체 선발보다는 '불펜 데이'라는 호칭이 어울린다.
하지만 올해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있다. 대표팀은 오는 22일까지 KBO리그 경기를 소화한 뒤, 23일 소집돼 첫 훈련을 치른다. 롯데는 박세웅과 나균안, 팀의 대들보인 두 토종 선발이 차출된다.
이날 선발 맞대결을 벌인 삼성 에이스 원태인 또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국가대표 투수다. 6⅔이닝 1실점, 112구 역투했지만 7회말 동점을 허용하며 아쉽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무게감이 한쪽으로 기운 매치업이었지만, 심재민의 호투가 팀 분위기를 바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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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 대상이었던 이호연(KT 위즈)의 맹활약에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던 심재민이다. 어쩌면 일생일대의 기회, 심재민에겐 '마법의 가을'이 시작된 것은 아닐까.
울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