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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못한 타구는 어쩔 수 없는 것"…외인도 보낸 '무한 신뢰', 38세여도 '천재 유격수'다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3-09-04 04:27 | 최종수정 2023-09-04 09:16


"잡지 못한 타구는 어쩔 수 없는 것"…외인도 보낸 '무한 신뢰', 38…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롯데전. 4회말 1사 3루 구드럼의 직선타를 점프해서 잡아낸 김재호가 미소짓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9.3/

"잡지 못한 타구는 어쩔 수 없는 것"…외인도 보낸 '무한 신뢰', 38…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롯데전. 두산이 2대0으로 승리했다. 두산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9.3/

[부산=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믿을 수 없는 수비를 많이 보여줬다."

지난 3일 부산 사직구장. 김재호(38·두산 베어스)은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높이' 뛰었다.

1-0으로 앞선 4회말 롯데 안치홍이 2루타를 치고 전준우의 진루타가 이어졌다. 후속타자 니코 구드럼의 타구가 유격수 머리 위로 빠르게 지나갔다. 김재호는 감각적으로 높게 뛰었고, 타구는 김재호의 글러브에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김재호는 이후 한동희의 유격수 땅볼 타구까지 깔끔하게 정리했다.

2004년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김재호는 '늦게 핀 꽃'이다. 2008년 112경기에 나섰지만, 팀 내 탄탄한 내야진에 백업 내야수에 머물렀다.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발돋움한 건 2014년.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센스까지 겸비하면서 '천재 유격수'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다. 타격 역시 2할 중후반의 타율을 꾸준히 기록했고, 2016년과 2018년에는 타율 3할까지 기록했다.

지난해 김재호는 고비를 맞았다. 부상으로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고, 102경기에서 타율 2할1푼5리로 부진했다.

올 시즌 주전 자리를 내주는 듯 했다. 이유찬 안재석 등 후배 선수들에게 먼저 기회가 돌아갔다.

김재호의 시간은 찾아왔다. 5월 초 2군에서 내려갔지만, 꾸준하게 준비를 해온 김재호는 전반기 막바지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8월 한 달 동안 타율은 4할3푼5리에 달했다. 수비는 여전히 굳건했다.

3일 보여준 수비에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은 '무한 신뢰'를 보여줬다.

김재호가 높게 뛰면서 잡아낸 아웃카운트로 롯데의 흐름이 끊겼고, 이후 두산이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두산은 브랜든이 6이닝을 던진 뒤 박치국-김명신-정철원이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경기를 마친 뒤 브랜든은 "김재호가 굉장히 믿을 수 없는 수비를 많이 보여줬다. 루틴적인 플레이도 매끄럽게 잘 처리했다"고 했다.

김재호를 향한 신뢰는 다음 이야기에서 나왔다. 브랜든은 "잡지 못한 타구는 어쩔 수 없는 강하게 맞은 타구"라고 이야기했다.

브랜든은 "(김재호의 수비는) 굉장히 훌륭하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부산=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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