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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베스트 라인업에 왼손타자만 7명이나 포진돼 있다. 최강의 타선이라고 하지만 결국 약점은 있었다. '왼손 타자는 왼손 투수에 약하다'는 야구계의 격언이 틀리지는 않았다.
LG 염경엽 감독은 시즌 전부터 타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 상대 왼손 투수가 나올 때 주전들에게 가끔 휴식을 주는 차원에서 우타자들을 많이 기용하는 라인업도 구상을 했었다. 김민성 이재원 손호영 등이 문보경이나 오지환 문성주 등을 대신해 들어갈 수 있었다.
시즌 중 몇차례 우타자가 많은 라인업을 내기도 했으나 염 감독은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왼손 투수에도 베스트라인업을 그대로 고수했다. "결국 포스트시즌에서 상대 선발의 유형에 상관없이 베스트 라인업으로 가야하니 굳이 플래툰을 할 필요가 없다"라는 게 염 감독의 설명이었다.
홍창기(0.336), 박해민(0.328), 문보경(0.304) 김현수(0.289) 오지환(0.277) 등은 왼손 투수로도 좋은 타격을 했다. 반면 문성주는 2할4푼8리, 신민재는 2할4푼6리로 좋지 못했다.
그런데 이렇게 잘치는 LG 타자들도 못넘는 벽은 있었다. 대표적인 투수들이 KT 위즈의 웨스 벤자민과 한화 이글스의 리카르도 산체스다. 벤자민은 올시즌 등판한 4번의 LG전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고, 평균자책점은 무려 0.71로 엄청나게 잘던졌다. 부진하다가도 LG전만 나오면 살아났다. 25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14개의 안타를 내줬고, 볼넷은 단 2개뿐이고 삼진은 무려 26개나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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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체스도 LG에 강했다. 산체스는 2경기서 1승무패에 14이닝 동안 단 1실점도 하지 않는 극강의 피칭을 선보였다. 지난 6월 10일 대전경기서 8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던 산체스는 2일 잠실 경기서도 6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8회말 동점을 허용해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확실한 'LG 킬러'임을 확인시켰다. 산체스를 상대로 안타를 친 LG타자는 오지환(2개)과 홍창기(2개) 신민재(1개) 등 3명 뿐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백정현도 LG전에서 3경기에 3승무패 평균자책점 0.92의 좋은 모습을 보였고, SSG 랜더스의 커크 맥카티는 1차례 등판해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2경기서 2승무패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다.
LG전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인 투수들은 대부분 왼손 투수였다. 오른손 투수 중 눈에 띈 인물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95를 기록한 최원태인데 이제는 LG 선수가 됐고, NC의 에릭 페디가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12로 좋았다.
LG는 포스트시즌에서 벤자민이나 맥카티, 엘리아스, 페디 등을 만날 수 있다. 결국 이들을 상대로 이겨내야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
LG는 당장 벤자민과 한번 더 만난다. LG는 5일부터 KT와 수원에서 주중 3연전을 치르는데 KT의 예상 선발이 윌리엄 쿠에바스-벤자민-고영표로 1∼3선발이 총출동한다. 특히 벤자민과 6일 대결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한번은 활발한 공격을 해야 상대의 자신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
LG 염경엽 감독은 KT와의 3연전에 대해 묻자 "우린 일단 벤자민을 잡아야 한다. KT와 5승5패인데 벤자민한테만 4패를 했다"라고 말할 정도로 벤자민 잡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