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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류현진 경기를 대부분 승리로 연결하면서 와일드카드 레이스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토론토로서는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곳에서 류현진을 내세워 승리했다는 게 무척 고무적이다. 류현진은 5이닝 동안 4안타와 2볼넷을 내주며 2실점해 제 몫을 했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류현진의 투구를 '다른 구장의 7이닝 무실점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4-2로 앞선 6회초 이미 가르시아에 마운드를 넘긴 류현진은 불펜진 난조로 곧바로 4-5로 전세가 뒤집어지면서 선발승이 날아가는 불운을 맛봤지만, 토론토는 경기 후반 타선이 대폭발해 재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 정도면 후반기 레이스에서 류현진을 '승리 요정'으로 부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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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4회에는 석연찮은 볼판정 때문에 놀란 존스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앞서 홈런을 내준 몬테로를 2루수 병살타로 잡고 이닝을 순식간에 끝내버렸다. 그리고 5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리듬감 넘치는 피칭을 이어갔다.
하지만 존 슈나이더 감독은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가르시아에 이어 나선 제네시스 카브레라가 놀란 존스에게 역전 3점홈런을 얻어맞는 바람에 류현진의 시즌 4승이 허공 속에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토론토 불펜 평균자책점은 전날까지 3.54로 AL에서 4위였다. 2점차의 리드를 막강 불펜으로 밀어붙어도 되겠다는 슈나이더 감독의 판단은 이해할 수 있지만, 베테랑 류현진을 불과 76개에서 내린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류현진은 토미존 서저리에서 돌아온 지난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5이닝 동안 80개의 공을 던졌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비록 홈런을 얻어맞았지만, 80개 이상을 던질 수 있는 힘을 보여줬다.
8월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는 4회까지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다가 강습타구에 무릎을 맞고 쓰러지는 바람에 투구수 52개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을 뿐, 이후 경기에서는 후유증 없이 5회를 꾸준히 채웠다.
지난 14일 시카고 컵스전에서는 86개로 복귀 후 가장 많이 던졌고, 21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는 83구를 기록했다. 이어 27일 클리블랜드전에서는 5이닝 동안 홈런 2방을 내주는 등 다소 불안한 피칭을 보인 끝에 70구로 적었음에도 교체됐다. 당시에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 콜 칼훈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한 뒤 호세 라미레즈와 오스카 곤잘레스가 연속으로 내야수들의 실책으로 나가는 바람에 무사 만루에 몰리자 벤치로서도 교체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류현진이 위기 상황을 맞은 게 아니었다. 5회를 8개의 공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토론토 타자들이 7회 다시 폭발했기 망정이지 슈나이더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수도 있었다.
물론 슈나이더 감독은 류현진이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상황을 고려해 체력 관리를 해주고 있다고 보면 된다. 경기 후 슈나이더 감독은 "어제 쉬는 날이라 불펜진들이 모두 쉬었다. 류현진도 힘을 비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로테이션을 따르면 류현진은 오는 7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 나선다. 올시즌 처음으로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게임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