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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지난 8월 23일(이하 한국시각)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신시내티 레즈의 경기는 금세기 최고의 '쌍포'로 불리는 마이크 트라웃과 오타니 쇼헤이 듀오가 동반 출전한 마지막 경기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에인절스는 이후 29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까지 6경기에서 2승4패를 기록, 63승69패로 승률이 더욱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트라웃이 IL에 오르던 날 오타니도 팔꿈치 부상을 입어 투수로서 시즌을 마감했다. 신시내티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등판했다가 2회 투구 도중 갑작스럽게 왼 팔꿈치에 뻐근함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MRI 검진 결과 팔꿈치 인대가 손상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수술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오타니는 지명타자로 출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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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러스트레이드는 29일 '에인절스가 갖고 있는 모든 자원을 감안하면 오타니-트라웃 시대를 사는 동안 단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한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그러나 오타니가 팀을 떠나고 싶어한다면 그런 얘기는 더 이상 이슈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에인절스는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사실상 탈락한 이상 트라웃을 또다시 무리하게 복귀시킬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즉, 트라웃이 돌아올 수 있는 시기는 9월 중순인데, 플레이오프 확률이 이미 사라진 상황에서 복귀해 봐야 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더구나 내년 시즌을 고려한다면 트라웃은 건강에 더욱 신경을 쓰면서 쉬는 편이 백배 낫다.
트라웃이 IL로 되돌아갔다는 소식에 현지 언론들은 '에인절스가 플레이오프 희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트라웃을 급하게 복귀한 측면이 있다. 구단은 트라웃이 전력으로 뛸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그는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는 커녕 라이브 배팅조차도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라웃이 자리를 비운 건 49일인데, 이 기간 에인절스는 38경기를 소화했다. 장기 결장이었다는 점에서 적어도 트라웃이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는 이야기다. 자의반타의반 복귀를 서두르다 보니 완쾌된 줄 알았던 부위에 또 탈이 난 것이다.
트라웃과 오타니는 지난 6년간 에인절스에서 막강 쌍포를 구축했다. 둘이 동반 홈런을 날린 것은 통산 30경기다. 해당 경기에서 에인절스는 21승9패롤 기록했다. 특히 올시즌에는 8경기에서 7승1패로 백전백승에 가까운 파워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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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1934년까지 뉴욕 양키스에서 '살인 타선(the deadliest hitting duo)'을 구축한 베이브 루스-루 게릭 듀오 이후 최강 쌍포로 각광받은 '트라우타니의 시대'가 이렇게 초라하게 저물어가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