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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절대 웃지 못할 어이없는 부상을 입은 투수가 있다. 피칭을 하다 다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이튿날 수술을 받았고, 그의 아내가 소셜미디어에 병원 침대에 누워 포즈를 취한 디아즈의 사진을 올려 수술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메츠 구단으로서는 그 직전 디아즈와 5년 1억200만달러에 FA 재계약을 맺은 터라 억울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일상이 아니라 야구를 하다 다친 것이니 선수 탓을 할 수도 없었다. 당시 재활에 6~8개월이 소요된다고 소견이 나왔으니 시즌을 사실상 접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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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즈는 29일 AP와의 인터뷰에서 "내 목표는 6개월 안에 복귀 준비를 마치는 것이었다. 그 목표를 향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9월 복귀를 바라본다는 것이다. 그는 전날 메츠의 홈구장 시티필드에서 포수를 앉혀놓고 불펜피칭을 실시했다. 구속을 쟀는데 90마일대 초중반을 찍었다고 한다.
디아즈는 "그 정도 구속이면 괜찮다. 중요한 것은 무릎이 얼마나 회복됐고 건강하냐는 것이다. 지금은 괜찮고 건강하다고 본다. 다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올시즌 내 복귀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나온다. 하지만 구단서 그를 무리하게 끌어올릴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메츠는 29일 현재 60승72패로 NL 동부지구 최하위에 처져 있어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좌절된 상황이다.
벅 쇼월터 감독은 디아즈의 피칭 재개에 대해 "우리는 의학적인 시그널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야 뭔가 결정을 내릴 수 있는데, 지금은 아니다. 그러나 그가 복귀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신호"라며 반겼다.
디아즈는 지난해 32세이브, 평균자책점 1.31을 올렸다. 그는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인 2018년 57세이브를 비롯해 2016년 데뷔 이후 최정상급 클로저로 군림해 왔다. 현존 최강 마무리 중 한 명이라는 것이다.
키 1m90, 93㎏의 탄탄한 체격에서 뿜어내는 강속구와 고속 슬라이더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2022년 직구 구속은 최고 102.8마일, 평균 99.1마일을 찍었고, 슬라이더도 최고 94.4마일, 평균 90.8마일로 빠른 스피드를 자랑했다. 그는 탈삼진 능력에서 역사상 최고 수준이다. 작년 62이닝 동안 118개의 삼진을 잡아 9이닝 평균(K/9) 17.129개를 기록했다. 디아즈의 통산 K/9는 14.807이다. 텍사스 레인저스 아롤디스 채프먼이 전성기였던 2014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36세이브를 따낼 때 54이닝 동안 106탈삼진, 즉 9이닝 평균 17.667개를 찍은 바 있다.
그가 올해 혹은 내년 복귀 후에도 무서운 구위를 보여줄 지 알 수 없지만, WBC가 그의 커리어에서 큰 분기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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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르빗슈 유가 팔꿈치 부상을 입어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는 소식이다. 다르빗슈가 IL 신세를 지는 것은 지난해 10월 초 이후 처음이다. 그는 2012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이날까지 총 12번 IL에 올랐다. 2014년에는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1년여를 쉬기도 했다.
그럼에도 올시즌에는 비교적 건강하게 로테이션을 지키며 시즌을 소화해 왔다. 막판 제동이 걸린 셈인데, 지난 2월 6년 1억800만달러에 연장계약을 맺은 뒤 첫 시즌 마무리가 순조롭지 않다. 그는 42세까지 현역을 보장받았다.
얼마전에는 또 다른 일본인 투수 오타니 쇼헤이가 오른 팔꿈치 인대 파열 진단이 나왔다. 오타니는 올해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않고 타자로만 출전하기로 했다. 수술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2018년 10월 이후 5년 만에 같은 수술을 받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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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빗슈와 오타니가 비슷한 시점에 똑같이 팔꿈치를 다친 게 WBC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시즌 막판 부담이 됐을 가능성은 대단히 높다. 시즌 전 열리는 WBC 때문에 시즌을 망친 예가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지금 타자로 전력으로 뛰고 있다. 시즌 후 FA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인데, 팔꿈치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