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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 8월1일 한화전에서 시즌 9승째를 거둔 곽빈(24). 이후 내리 3경기 연속 패전투수가 됐다. '곧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데뷔 첫 10승. 자꾸 미뤄지자 조금씩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시즌 9차전에 선발 등판한 곽빈은 올시즌 최다인 8이닝 동안 4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시즌 최고 피칭으로 자축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 좌완 투수 김광현과의 에이스 맞대결에서의 승리라 기쁨이 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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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과 투지 넘치는 포수. 곽빈의 10승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마치 자기 일 처럼 안타 하나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승한이 형하고 작년에도 몇 번 해봤는데 공격적인 피칭 스타일을 원하셔서 저도 공격적인 게 맞아서 편하게 잘 했던 것 같아요. 정말 제게 많은 자신감을 주는 포수세요. 안타를 맞으면 제가 자책하는 것 보다 승한이 형이 더 자책을 하는 모습에 제가 더 열심히 던져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더라고요. 정말 너무 감사하죠."
안승한은 타석에서도 빛났다. 1-0으로 앞선 3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김광현으로 부터 선두타자 안타를 치며 추가점을 올리는데 공헌했다. 4타수2안타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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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선두 타자 안타로 결승득점에 이어 3회 1사 3루에서는 전진수비를 뚫는 적시타로 2-0을 만들었다. 4타수2안타 1타점 1득점 만점 활약.
김태근은 "데뷔 첫 리드오프로 출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엄청 설경기 직전에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조)수행이 형이 똑같이 편하게, 자신 있게 하라고 조언해준 덕에 긴장이 풀렸다"며 "경기 전 전력분석 미팅 때 상대 선발투수가 초구 직구 승부가 많다는 사실을 듣고 노림수를 가져간 것이 (첫타석 안타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서 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수비에서도 빛났다.
2-0으로 앞선 4회초 2사 후 김강민의 우익선상으로 휘어져 나가는 2루타성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냈다. 곽빈이 감사의 뜻을 전했음은 물론이다. 이 멋진 수비 후 기세가 오른 두산 타선은 4회말 대거 5득점 하며 곽빈에게 확실한 10승째를 선사했다.
김태근은 7-0으로 앞선 7회초 2사 1,2루에서 한유섬의 안타 때 빨랫줄 송구로 2루주자 김강민을 홈에서 잡아냈다. 김태근의 공을 받은 포수 안승한은 김강민과의 충돌에 뒤로 넘어져 머리를 부딪히면서까지 공을 놓치지 않는 투혼으로 곽빈의 무실점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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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두 선배들의 투혼이 만들어낸 곽빈의 무결점 10승 달성의 순간이었다.
두산 이승엽 감독도 경기 후 "곽빈의 데뷔 첫 10승을 축하한다. 최근 승리가 없어 부담이 컸을텐데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해줬다. 곽빈이 8회까지 책임져준 덕분에 주중 3연전에서 많이 던진 불펜 투수들도 아낄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이어 "야수 중에는 모처럼 선발 출전한 김태근과 안승한을 칭찬하고 싶다. 둘 모두 공수에서 기대 이상의 엄청난 활약을 해줬다. 두 선수 외에도 오늘은 연승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를 선수들의 눈빛과 집중력, 플레이 하나 하나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박수를 보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