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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닝당 출루 허용율 1.52. 하지만 1점대 평균자책점. 그리고 블론세이브 0개. 역대 가장 특이한 세이브왕이 탄생할까.
지난해 SSG가 뒷문 고민을 하던 당시 김택형의 부상 이탈로 인해 마무리 역할을 맡았지만 21세이브 12홀드를 거두는 동안 평균자책점이 4.01에 달할만큼 실점율이 높았었다.
하지만 올해는 확실히 다르다. 이대로라면 하재훈이 2019시즌에 기록한 36세이브(당시 리그 세이브 1위)를 넘어, 랜더스-와이번스 마무리 투수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게 된다. 구단 세이브 신기록에 이제 6세이브만 남았다.
다만, 다소 '특이한' 세이브왕의 탄생이다. 서진용은 꾸준히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율)가 1.52에 달한다. 매 이닝 주자를 무조건 1.5명 이상, 그러니까 2명 정도 내보낸다는 뜻이다.
보통 마무리 투수들은 1이닝만 책임지는 경우가 가장 많고 또 3점 차 이내 '터프한' 상황에 등판하기 때문에 주자 1,2명 출루가 엄청난 부담이자 결과에 직결되는 위기다. 예를 들어 '마무리 투수의 교과서' 오승환(삼성)이 1점대 평균자책점(1.40)으로 40세이브를 달성했던 2007시즌 당시 WHIP는 0.90에 불과했고, 현재 세이브 경쟁자인 홍건희의 평균자책점은 2.70이고 WHIP는 1.38이다. 세이브 3위(21세이브)인 롯데 김원중도 2.93의 평균자책점에 WHIP 1.17을 기록 중이다. 대부분 WHIP가 평균자책점보다 낮은데, 서진용은 반대인 상당히 특이한 상황이다.
그만큼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또 스스로 막아낸다는 뜻이다. 서진용의 '무블론' 기록과도 연관되어 있다.
물론 서진용도 쉽게 승부하다가 주자를 내보내거나, 긴장을 안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서진용은 "당연히 주자를 최대한 안내보내려고 한다. 그런데 자꾸 그런 상황들이 만들어진다"면서 "나 스스로도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면 주자가 있어야 집중이 되나 보다"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듯이 어쨌거나 해피엔딩이면 된다. 서진용은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마무리 투수에 대한 고민을 끝나게 만들었고, 동시에 결과도 만들어내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