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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두산 베어스의 주전 유격수는 유망주 안재석(21), 이유찬(25)이 아니다. FA(자유계약선수) 두 번째 계약 만료를 앞둔 38세 김재호가 주전이다. 젊은 유망주들이 주축전력으로 자리잡기를 바랐는데, 40세를 바라보는 베테랑 선수가 다시 올라왔다. 세대교체라는 거센 물살을 이겨내고.
당초 이승엽 감독(47) 구상에 김재호는 후순위였다. 지난 2년간 부진했던 30대 베테랑 선수에게 먼저 기회를 주기는 어렵다. 주축선수 연령대가 높은 팀 특성상 새로운 '성장엔진'이 필요했다. 이 감독은 지난 해 말 사령탑 취임식에서 안재석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시즌 초 교체선수로 나서던 김재호는 5월 5일 1군 등록이 말소됐다. 11경기에서 타율 1할4푼3리를 기록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먼저 기회를 부여받은 이유찬, 안재석이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들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예상하지 못한 그림이 나왔다. 5월 23일 1군에 합류한 김재호가 비중을 높여갔다. 출전 경기가 늘고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면서 어느새 주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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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의 부진, 2군 재정비 후 복귀 시점이 맞물렸다. 그는 '마지막'으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공수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신뢰를 얻었다.
내야 수비의 핵 유격수. 세월을 비켜가기 어렵다. 아무래도 움직임이 무뎌져 수비폭이 좁아진다.
"예전보다 느려졌으나 기본적인 걸 잘 한다. 상황 판단력은 확실히 젊은 선수보다 좋다. 또 작전도 되고 팀이 원하는 플레이를 말 안 해도 할 수 있는 굉장히 똑똑한 선수다."
이 감독의 칭찬이다.
김재호는 14일 현재 52경기 출전해 타율 3할9리(123타수 38안타) 13타점 13득점 2도루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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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프로 20년차 시즌에 김재호는 또 다른 세상을 열었다. 여러 후배들이 그를 보면서 각오를 다져야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