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거듭된 논란의 중심에 선 이른바 '스쿼트' 견제. 국내 유일 외인 사령탑의 입장은 어떨까.
롯데 자이언츠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전와의 주말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산체스로선 7월 KBO리그 합류 이래 롯데전 등판은 처음이다. 롯데 사령탑은 KBO리그 유일의 외인 사령탑인 래리 서튼. 그는 선수와 코치로 미국 야구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비시즌 도미니카에 거주하는 만큼 윈터리그 등 이른바 '라틴 야구'에도 익숙하다.
산체스는 7월 9일 KT 위즈전에서 6⅓이닝 1실점으로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좋은 성적보다 그를 더 유명하게 만든 건 독특한 견제 동작이다.
1루 쪽을 향한 채 마치 스쿼트를 하듯 무릎을 크게 접고 반쯤 앉는다. 1루쪽으로 몸을 비틀었다가 다시 타자를 보고 공을 던진다.
하지만 이 동작은 이강철 KT 감독을 시작으로 KBO 사령탑들의 주된 항의 대상이 됐다. 1루 쪽으로 몸을 숙임으로써 주자를 기만하는 보크를 범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주자가 1루에 있을 때는 하고, 2,3루에 있을 때는 하지 않는 '일정하지 않은 루틴'이라는 점이 비판의 핵심이었다.
|
이에 대해 KBO 심판위원회는 '투구판에 오른발을 대고, 몸을 숙인 상태에서 1루 쪽으로 견제하는 것은 금지'라는 해석을 내렸다. 하지만 산체스의 이 동작은 종종 버릇처럼 튀어나왔다. 지난 6일 산체스의 광주 한화 이글스전을 중계하던 이순철 해설위원은 "동작이 일정하지 않다. 견제를 안하면 모르겠는데 견제도 한다. 이건 저 동작을 하는 산체스도 문제지만, 규제하지 않는 KBO가 더 문제"라며 강도높은 비판을 가한 바 있다.
반면 산체스는 "미국에서도, 대만에서도 지적받지 않았던 동작을 한국에서만 문제삼는다"며 불만이 가득하다.
|
이어 "(도미니카)윈터리그나 미국(마이너리그)에서는 워낙 여러가지 변칙적인 동작을 취하는 투수들이 있다. 새롭지는 않다"면서 "동작 자체보다는, 똑같은 동작을 꾸준히 하는지 아니면 변형해서 2가지 이상의 동작을 취하는지가 관건이다. 만약 2가지 동작이 나온다면, 둘중 하나는 보크"라고 힘주어말했다.
산체스는 8월 들어 4이닝 7실점(1일 삼성라이온즈전) 4⅓이닝 4실점(6일 한화전)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변칙 동작을 취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일까.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