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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역시 구관이 명관일까. 방출됐다 돌아온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히든 카드'가 됐다.
그는 재입단 후 7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 중이다.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 6이닝 3자책 이하)가 5번이고, 7이닝 이상 퀄리티스타트+도 3번이나 된다. 브랜든이 라울 알칸타라와 확실한 원투펀치를 구축하면서 두산의 선발진은 한층 안정을 찾았다.
공교롭게 올시즌 두산의 '에이스'인 알칸타라 역시 재영입 투수다. 알칸타라는 브랜든의 경우와는 다르고, 사연이 길다. 원래 KBO리그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팀은 KT(2019년)였는데 확실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이듬해인 2020년 두산이 데려와 20승 투수로 탈바꿈했다. 두산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던 알칸타라는 3년만에 다시 돌아와 10승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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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외국인 투수 2명 모두 불안정하게 출발하자 고민 끝에 보 슐서를 내보내고, 쿠에바스를 다시 데려오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함박 웃음을 지으며 KT에 다시 돌아온 쿠에바스는 8경기에서 4승무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 중이다. 8번의 등판 중 퀄리티스타트가 5번이다. 특히 패전이 없는 투구로 KT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KT는 국내 선발 투수들까지 안정감을 찾으면서 최하위권에서 3~4위권까지 치고 올라섰다.
KIA 타이거즈도 전반기 내내 외국인 투수들의 퐁당퐁당 피칭에 고뇌하다가 결국 2명 모두 교체했다. 마리오 산체스는 첫 한국 입성이지만, 토마스 파노니는 지난해 KIA에서 뛰었던 투수다. 파노니 역시 KIA와의 재계약 실패에 크게 상심했지만, 결국 대체 투수로 다시 입단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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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니는 복귀 후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1로 활약하고 있다. 최근 2경기 연속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면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5일 한화전에서는 최재훈에게 추격타를 내준 것이 아쉬웠지만, 6⅔이닝 10탈삼진 3실점은 충분히 칭찬받을만 한 성적이다. KIA 역시 파노니가 자리를 잡으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대한 고민을 한결 덜었다.
사실 이러한 구단들의 선택은 고육지책에 가깝기도 했다. 제한적인 신규 외국인 선수 몸값에, 기존에 영입했다 실패한 선수들의 연봉에 대한 부담. 그리고 좋은 자원을 찾기 힘든 미국의 환경 등 여러가지가 작용했다. 1선발급 대체 외국인 투수를 찾고 싶지만 쉽지 않고, 또 애매한 선수를 데리고 오자니 힌국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이런 배경은 결국 리그 적응에 대한 부담이 덜한 선수들을 다시 데리고 오는 결정으로 이어졌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KBO와 10개 구단이 육성형 외국인 선수 도입 등 관련 규정 손질에 나선 가운데, 이들의 활약이 앞으로 구단들의 운영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