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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1회 초반에 기습을 당했다. 우리가 봤을 때 굉장히 까다로운 타선이었다. 앞으로 등판하면서 좋아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홈런을 포함해 4개의 장타를 허용했다. 맞아 나간 타구들의 평균 속도는 88.8마일, 삼진 비율은 13.0%에 불과했다. 2020년 평균 타구 속도는 87.0마일, 삼진 비율은 26.2%였다. 구위가 아직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다는 뜻이다. 투구수 60개를 넘어가면서는 제구도 흔들렸다.
6회 선두타자 거나 헨더슨에게 던진 체인지업은 정확하게 한복판으로 들어가 우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비거리가 불과 102m로 잘 맞힌 타구는 아니었지만, 오른쪽 파울폴 안쪽으로 살짝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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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슈나이더 감독은 류현진을 향해 긍정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그를 불러올린 건 그만큼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됐다고 신호가 오면 함께 가는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를 위해 상당한 양의 선발등판을 할 기회가 줄어질 것이다. 그가 정말로 도움이 되는 투수가 될 것을 확신한다"며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다.
현지 매체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뉘앙스의 논평을 냈다.
MLB.com은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지나고 류현진의 복귀가 어떤 방식으로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류현진의 활약상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매체는 '류현진은 한때 블루제이스를 위해 뭔가를 해 줄 출발점이었다. 지금 그는 토미존 서저리 후 13.5개월의 재활을 마치고 돌아와 최근 4년 동안 팀이 목표로 정해놓은 걸 이루는데 보탬이 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류현진의 컴백을 보게 돼 고무적이지만, 3대13으로 대패를 당한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류현진은 5+이닝 동안 9안타를 내주고 4실점했다. 안타 대부분은 잘맞은 강습타구였다'고 했다. 투구 내용이 실망스럽다는 뜻이다.
토론토는 2019년 12월 당시 FA 시장에서 각광받던 선발투수 류현진을 4년 8000만달러에 영입했다. 마크 샤피로 사장, 로스 앳킨스 단장 체제에서 처음으로 거액을 들여 에이스를 '모셔온' 것이었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전력을 다지던 토론토는 류현진을 시작으로 매 오프시즌마다 거물급 FA를 데려왔다. 조지 스프링어, 케빈 가우스먼, 기쿠치 유세이, 크리스 배싯 등이 류현진의 뒤를 이어 토론토 유니폼을 입었다.
토론토를 바라보는 팬들의 기대치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올시즌에는 강호들이 몰려있는 AL 동부지구에서 1위를 다툴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토론토는 지금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와일드카드 한 장을 다퉈야 하는 위치다. 지구 1위 볼티모어와의 승차가 7.5경기로 벌어졌고, 와일드카드 4위 보스턴 레드삭스, 5위 LA 에인절스의 거센 추격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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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선발진 강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MLB.com은 '내부적으로 필요한 게 해결돼야 할 것이다. 류현진의 복귀가 그것일 수 있고, 채드 그린도 곧 돌아온다'며 '블루제이스는 류현진과 계약할 때 품은 월드시리즈 비전을 이행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다'고 결론지었다. 류현진이 앞으로 남은 시즌 보여줘야 할 게 많다는 뜻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