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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점차 리드에서 9회 등판한 19살 신인 마무리. 두둑한 배짱이 장점이라고 스스로 자부하지만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LG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 선발 임찬규가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1회말 홍창기의 2루타와 오스틴의 적시타로 뽑아낸 1점의 리드가 9회까지 이어졌다. 임찬규에 이어 등판한 유영찬과 함덕주가 7회와 8회를 실점 없이 막아낸 후 9회 신인 박명근이 마운드에 올렸다.
첫 타자 러셀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후 이형종 타석. 박명근의 5구째 148km의 직구를 이형종이 그대로 잡아당겼다. 잡기 쉽지 않은 강습타구, 3루수 문보경이 원바운드로 강하게 튀어 오른 공을 동물적 감각으로 잡아낸 후 침착하게 1루에 송구해 이형종을 아웃시켰다. 문보경의 결정적인 호수비에 박명근도 글러브를 손으로 치며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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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관중석 앞 인터뷰 단상에 오른 박명근이 팬과 팀 선배들, 코치진을 향해 감사 인사를 했다. 그리고 박명근은 맨 마지막에 "문보경 선배님 사랑합니다"라고 우렁차게 고백했다.
사실, 이날 문보경은 염경엽 감독에게 따끔하게 혼이 났다. 전날 0-0으로 팽팽하게 진행되던 6회말 오스틴과 오지환의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 찬스에서 문보경이 벤치의 번트 작전을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 번의 번트 시도가 모두 파울이 된 후 2스트라이크에 몰린 문보경은 3구에 그대로 헛스윙하며 삼진으로 물러나야 했다.
경기 전 타격 훈련 중이던 문보경을 부른 염경엽 감독은 장난스럽게 문보경의 엉덩이를 배트로 때렸다. 문보경의 표정도 웃고 있었다. 하지만, 번트 실패에 대한 염 감독의 지적은 따끔했다. 염 감독은 문보경의 번트 자세를 몇 번이나 흉내내며 잘못된 점을 이해시키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던 승부처의 번트 실패. 하루가 지났어도 염 감독에게는 많이 아쉬웠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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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과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가져간 LG는 대구로 이동해 삼성과 주말 3연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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