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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8년만에 성사된 자존심 대결. 다시 양현종이 웃었다.
두 사람은 과거에도 6번이나 맞대결을 했었고, 그때마다 큰 화제가 됐다. 2007년과 2008년, 2013년, 2014년 그리고 2015년에 두 차례. 김광현은 양현종과의 선발 맞대결 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고, 양현종은 2승2패 평균자책점 5.33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성적은 양현종이 더 좋았다. 8년전인 2015년 두번의 연속 맞대결에서 모두 양현종이 웃었었다.
8년만에 다시 만났다. 상대 선발 투수를 과하게 의식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내심 신경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최근 WBC 대표팀에서도 함께 했던 두 사람은 이제 각자의 소속팀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개인 성적보다도 팀의 승패가 신경쓰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SSG는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5연승 중이고, KIA도 연속 우천 취소가 되기 전까지 상승세였다. 이런 상황에서 등판한 두사람. 하필 숙명처럼 만난 친구와의 대결은 단순한 1번의 등판 이상이다.
KIA가 3-0으로 앞서는 상황에서 양현종은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김광현이 먼저 마운드를 내려갔다. 6이닝 6안타(1홈런) 6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는 했지만 득점 지원을 받지 못했다.
반면 양현종은 8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투구수 100개를 채운 8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정명원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의사를 물었지만 양현종은 고개를 젓고 이닝을 끝까지 책임졌다. 다음 타자 김강민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한 후 주먹을 불끈 쥐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홈 관중들은 일어나서 양현종의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양현종의 대단한 호투를 앞세운 KIA는 이날 SSG를 3대0으로 꺾었다.
이날 광주 구장에는 '에이스' 대결을 보기 위해 화요일 야간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8916명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채웠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